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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CJ CGV, 임차료 못 낸다"…영화관 펀드 운용사들, 소송 채비

작년 11월부터 임차료 미지급

펀드 투자자에게 수익 배분 어려워

CJ CGV "운영도 어려운 상황"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직전 위기에 처한 CJ CGV(079160)가 임차료를 내지 못 하자 영화관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해당 펀드들은 CJ CGV 영화관에서 받은 임대료를 투자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더 이상 제때 분배금을 주기 어렵게 되자 소송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CJ CGV는 기존처럼 임차료를 내면 운영 자체를 지속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 영화관을 자사 펀드에 담고 있는 몇몇 자산운용사들이 한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CJ CGV의 임차료 지급과 관련해 소송을 준비에 돌입했다. CJ CGV 측은 임차료를 깎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운용사들은 이를 거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CJ CGV는 임차료를 못 내고 있다. 이들 운용사의 펀드는 CJ CGV의 영화관을 매입하고 극장이 내는 임차료를 받아 펀드 투자자들에게 분기나 반기마다 지급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영화관은 운용사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인 매물이었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메가박스와 같은 영화관들은 보통 20년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는다. 꾸준히 임대료가 들어오기 때문에 현금 유입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매력 요소로 꼽혔다. 이지스·KB부동산신탁·페블스톤처럼 중대형사뿐 아니라 파빌리온·한일퍼스트 등 소형 운용사들까지 앞다퉈 매물을 사들여 주로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했다. 현재 CJ CGV의 직영점 119곳 중 50곳을 자산운용사가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영화관 매출은 1년 전보다 73% 줄었다. 지난 11일에는 상영 한 회당 관객이 1~2명에 불과할 정도로 하루 관객수가 역대 최저치(1만 776명)로 떨어졌다. CJ CGV의 지난해 3·4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4,250억원에 달한다. CJ CGV는 자회사 감자·고금리 영구채 발행·CJ로부터의 차입·PEF 투자 유치 등 유동성 확보와 자본 확충을 위한 거의 모든 카드를 꺼냈다.

CJ CGV가 매달 내야 하는 임차료는 170억~180억 원. CJ CGV의 고정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영업 자체가 버거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해 3월 CJ CGV는 직영점 임대인에게 6개월 간 임차료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이지스자산운용은 CJ CGV 대학로 영화관 건물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인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299호’의 분배금을 당초 예정했던 4월보다 한 달 미뤄 지급했다. CJ CGV 관계자는 “기존 임차료를 그대로 납부하면 영화관 운영 자체를 지속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영화산업 유지를 위해 임차료를 조정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나 제도 개선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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