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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로펌 출자금 쭉 보유했던 의원은…문재인·유기준·박범계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2년 국회 입성 이후 계속 법무법인 구성원 지위를 유지하고 출자금도 보유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의원의 법무법인 소속 유지에 대한 이해충돌 소지가 문제되고 있다.

지난 2013년 변호사 겸직 금지가 시행된 이후 국회의원들은 당선 이후 변호사 휴업 신고를 하고 있다. 다만 일부 국회의원들은 박 후보자처럼 휴업한 상태에서 법무법인의 구성원 지위를 유지하며 출자금도 보유해왔다. 이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무법인 측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소속 변호사라는 점을 ‘후광 효과’로 삼을 수 있으며 의뢰인들 역시 ‘현관 예우’를 기대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박 후보자의 법무법인은 블로그에 박 후보자의 당선 사실을 알리고 사무실 명패에 박 후보자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이 해당 법무법인이 수임한 사건을 의정 활동을 통해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무법인 측은 이익잉여금을 쌓아뒀다가 국회의원이 퇴직한 이후 배당을 통해 수익을 배분할 수 있다. 이때 구성원들은 전체 출자금 중 자기 출자금 비율만큼 배당금을 받게 된다.

19~20대 때 출자금 신고 9명




다만 국회의원들 대부분은 이 같은 의심이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본지가 국회공보 재산공개 자료를 통해 2013년 겸직 금지가 시행된 이후 국회의원의 법무법인 출자금 내역을 살펴보니 19대~20대 국회의원 9명이 출자금을 신고했다. 이중 임기가 끝날 때까지 출자금을 정리하지 않은 국회의원은 3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유기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 후보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변호사를 역임한 법무법인 부산의 등기부등본. 문 대통령은 19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2012년5월14일 대표변호사에서 사임했다. 출자금 8,370만원은 2016년8월1일까지 유지했다./조권형기자


문 대통령은 법무법인 부산에 출자한 8,370만원을 19대 국회의원 시절 내내 가지고 있다가 임기를 끝냈다. 유 전 의원은 19대~20대 때 계속 법무법인 삼양 출자금 4억여원을 유지했다. 박 후보자는 19대 국회의원 당선 때부터 법무법인 명경의 출자금 1,000만원을 보유해왔다.

박 후보자는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야당 측에서 매출 급등 등의 의혹을 제기하자 최근 출자금을 양도하고 구성원에서 탈퇴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단은 입장문을 내어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게 될 경우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를 할 수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다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6명은 임기 내 출자금 정리
나머지 6명은 임기 중에 출자금을 정리했다. 18~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춘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3년 법무법인 한솔 출자금 2,000만원을 양도했다고 신고하면서 ‘겸직 금지 의무 충실 위한 지분 소멸’을 이유로 남겼다. 20대까지 내리 5선을 했던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 법무법인 나라종합 대표변호사에서 사임하면서 출자금 2,000만원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최원식 무소속 의원은 2014년에,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2015년에 각각 출자금을 0원으로 신고했다.

김용남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2015년 재산공개 내역. 법무법인 일호 출자금 4,900만원을 ‘의원 겸직 금지로 출자 지분 매각’ 했다고 신고했다./조권형기자




지난 2014년 7월 경기 수원병(팔달)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김용남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입성 직후 첫 재산신고에서 법무법인 일호 출자금 4,900만원을 ‘의원 겸직 금지로 출자 지분 매각’ 했다고 밝혔다. 20대 때 국회에 입성한 최교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2017년 법무법인 해송 출자금 2억5,000만원을 양도했다고 신고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변호사 겸직 금지 전에는 본인이 수임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검찰에 질의하는 국회의원도 있었다”며 “겸직 금지가 도입된 취지에 비추어봤을 때 출자금도 당연히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기에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1대 현역 보니… 6명, 당선 직후 정리




또 본지가 현역인 21대 국회의원의 직전 법무법인을 찾아 등기부등본을 조사한 결과 당선 직후 곧바로 출자금을 정리한 국회의원을 여럿 발견했다. 먼저 3선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19대 선거가 끝나고 7개월여 후인 2012년11월22일 법무법인 재유를 탈퇴하며 출자금 2,000만원을 회수했다.

재선 중에서는 안호영 민주당 의원이 20대 총선 직후인 2016년4월30일 법무법인 백제의 대표자를 사임하면서 출자금 2,800만원을 정리했다. 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선거 한달여 뒤인 2016년5월25일 법무법인 이공의 구성원을 탈퇴하며 출자금 1억3,200만원을 정리했고, 같은 날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법무법인 동화 구성원을 탈퇴하며 출자금 3,000만원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초선 중에서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총선 직후인 지난해 4월28일 법무법인 가로수 구성원을 탈퇴하고 출자금 750만원을 정리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5월19일 법무법인 문평의 출자금 1,000만원을 정리했다.

출자금을 정리한 이유에 대한 본지 질의에 김용민 의원은 “논란의 소지를 남겨두지 않으려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유상범 의원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정리한 것”이라며 “법으로 허용되고 안되고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회의원의 겸직 금지가 가진 의미가 그런 것(정리하라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출자금 가진 현역은 3명…2명은 정리 예정
이와 달리 국회의원 당선 이후에도 법무법인 출자금을 정리하지 않은 현역 의원은 3명이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미애·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등 3명이었다. 민병덕 의원은 법무법인 민본의 구성원으로서 출자금 1,500만원이 있다고 재산 신고를 했다. 김미애 의원은 본인이 대표변호사였던 법무법인 한올의 출자금 3,000만원을 50만원으로 줄여놓은 상태였다. 박형수 의원은 법무법인 영진에 출자금 4,500만원이 있다고 신고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던 법무법인 한올의 등기부등본. 국회의원 당선 이후 출자금 3,000만원을 50만원까지 줄였다./조권형기자


이중 2명은 출자금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민병덕 의원은 “제가 수임했던 사건들이 마무리되면 (출자금을) 정리할 것”이라며 “제가 경영할 때 쌓인 부채도 있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애 의원은 “제가 탈퇴하면 법무법인 요건인 구성원 3명이 안 돼서 그동안 유지하고 있었다”며 “조만간 탈퇴하기로 소속 변호사와 의논을 마쳤다”고 했다. 박형수 의원은 본지의 전화, 문자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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