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은 최고지만 방역은 꼴등”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강원래씨가 여권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의 악플 세례를 받고 사과의 글을 올린 것과 관련,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섬뜩한 폭력”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원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고단한 일상을 호소했던 한 시민이 비인간적인 공격에 시리고 아픈 무릎을 꿇었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상대방을 비판할 때도 지켜야 할 금도라는 게 있는 법”이라고도 적었다.
원 지사는 또한 “태권도와 검도는 되는데 합기도와 헬스장은 안되는, 이런 방역기준에 애매함이 많다는 것은 총리와 대통령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지적한 뒤 “이런 방역기준을 비판하며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에게 차마 해서는 안될 표현까지 써가며 좌표를 찍어 공격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원 지사는 지난 2017년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했던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런 폭력이 토론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양념’ 같은 것이냐”고도 썼다.
당시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를 향해 ‘문자 폭탄’을 보낸 것을 두고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씨는 지난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태원에서 진행한 상인 간담회 자리에서 “K팝이 세계 최고인데, 대한민국 방역은 전 세계 꼴등인 것 같다”면서 “여기 빈 가게만 봐도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주먹구구식”이라면서 “이태원도 거의 절반 정도 문을 닫고 떠나시고, 나머지 절반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안 대표는 아울러 “서울시부터 과학적인 거리두기 기준을 만들겠다”면서 “재난지원금은 실제 재난을 당한 분들께 드려야 한다. 정부에서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제대로 세우길 바란다”고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같은 강씨의 발언을 두고 여권 지지자들로 보이는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이들은 강씨의 장애를 언급하거나 인신공격을 여과 없이 쏟아내는 원색적인 댓글을 달았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강씨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과 방역에 열심히 노력해준 관계자, 의료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강씨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말하다보니 감정이 격해져 ‘방역 정책이 꼴등’이라고 표현했다”면서 “사과드리며 앞으로 좀더 보상이 있는 방역대책에 대해서 기대하겠다”고 적었다.
강씨는 이어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자리도 아니었다”면서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해석돼 조금은 아쉽다”고도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tyxx@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