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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속출했던 2020년, 정전·산사태 등 피해도 역대급

기상청,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태풍·호우로 10년 평균 3배 달하는 피해

태풍 '마이삭' 정전 피해는 역대 가장 커

따뜻한 겨울로 한랭질환·사망자는 감소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부산에 접근 중이던 지난해 9월 7일 오전 부산 남구와 수영구 광안대교 일대 해상에 거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부산=연합뉴스




지난해 역대 가장 긴 장마철, 연이은 태풍, 겨울철 이상고온 등 이상기후 현상이 속출했던 가운데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도 막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9일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해 태풍과 호우로 인해 1조 2,585억 원의 재산 피해, 4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0년 연평균 피해 규모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기간 연평균 재산 피해는 3,883억원, 인명 피해는 14명이다. 지난해 한국의 장마철은 중부지역 기준 54일로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다. 또 4개의 태풍(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이 연달아 상륙했다.

태풍과 호우는 큰 규모의 산사태도 촉발했다. 지난해 발생한 산사태는 총 6,175건(1,343ha)으로 1976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농작물 수확기에 침수, 낙과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토지면적은 132,930ha로 지난 2019년의 피해 면적(74,165ha)보다 약 60% 컸다.

단일 태풍으로 인한 정전 피해도 역대 가장 컸다.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국내에 상륙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294,818호 가구·기관 등에 정전을 발생시켰다. 마이삭 전까지는 2019년 태풍 '링링'으로 161,646호가 정전돼 가장 큰 피해로 기록됐는데 마이삭은 이보다 약 2배 큰 정전 피해를 유발한 것이다.



한편 이례적으로 따뜻했던 지난 겨울(2019년 12월~2020년 2월)의 기온도 갖가지 피해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월의 평균 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따뜻했는데, 이처럼 따뜻한 겨울 기온으로 인해 해충의 월동란이 폐사하지 않아 여름철 대벌레, 매미나방 같은 혐오 곤충이 많이 발생했다. 특히 매미나방 때문에 대규모 산림이 붉게 변색되는 등 전국 10개 시도에 걸쳐 6,183ha 규모의 식엽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며 대설·한파로 인한 피해는 한랭질환자 303명, 사망자 2명으로 지난 5년 평균과 비교했을 때 각각 34%, 81.2% 감소했다.

기상청의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에는 지난해 한국의 이상기후 현황과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이 정리돼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해 농업, 해양 수산, 산림, 환경, 건강, 국토교통, 산업·에너지, 재난안전 등 총 8개 분야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담겨 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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