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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이 줄이는 렉라자, 3상서 효능 입증 자신"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인터뷰

정부 시판 허가한 국내 첫 항암제

시장가치 3.3조...심장질환 부작용↓

아미반타맙 병용 투여 3상 진행

얀센 협력 글로벌 판매망 준비중





“렉라자정은 뇌로 전이가 일어난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또 항암 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심장 독성, 설사 등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국산 31호 신약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 개발을 진두지휘한 오세웅(사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은 신약의 가장 큰 장점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18일 렉라자정에 대해 조건부 승인(시판 후 임상 3상을 지속 수행하는 조건)을 했다. 렉라자정은 국내에서 3년여 만에 나온 토종 신약이다. 정부가 시판을 허가한 국내 최초의 항암제이기도 하다.

렉라자정은 폐암 관련 2차 치료제다. 2차 치료제는 1차 치료제가 치료에 실패했을 때 사용하는 약품이다. 렉라자정은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진행성 폐암 환자 중 이전에 폐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 사용된다. 오 소장은 “후기 폐암 환자의 경우 진단 시 약 4분의1의 환자가 이미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상태이고, 진단 2년 후에는 절반 가량의 환자에서 뇌전이가 발생한다”며 “렉라자정은 동물 실험을 통해 약물이 뇌까지 잘 전달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임상에서도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 기간을 의미있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 쓰이던 약품들에 비해 심장 관련 부작용이 매우 낮은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유한양행은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만큼 건강보험 등재를 추진할 방침이다. 환자들이 비용 걱정 없이 렉라자정을 투여받으려면 급여 적용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 적용 여부는 다음 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오 소장은 렉라자정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렉라자정을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맙과 함께 사용할 때 효능이 배가된다는 점을 임상적으로 입증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해 11월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오 소장은 “작년 9월 유럽임상암학회(ESMO)에서 치료 경험이 없는 폐암 환자 20명에 대한 병용 요법 임상시험에서 객관적 반응률 100%라는 놀라운 성적이 공개됐다”며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을 병용하면 다른 약물 보다 우수한 효능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 소장은 2차 치료제로 개발된 렉라자정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환자모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 소장은 “1차 치료제를 필요로하는 환자가 2차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 보다 훨씬 많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임상의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일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건부 승인을 받은 2차 치료제에 대한 3상 시험의 적절한 시험설계에 대해 추후 식약처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정을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키울 계획이다. 우선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전세계 대부분에 특허를 출원해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다. 또 글로벌 브랜드파워와 마케팅 판매 네트워크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을 통해 확보할 방침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경쟁 제품인 타그리소가 지난 2019년 매출 3조 원을 달성했고, 오는 2026년 예상 매출이 9조 원인 것을 감안할 때 렉라자정의 시장 가치를 3조3,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렉라자정의 효능도 효능이지만 신약이 개발된 과정은 더욱 눈길을 끈다.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국내의 독특한 투자 시스템을 통해 개발된 것. 유한양행은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가 보유한 비임상 직전 단계인 폐암 치료제 후보 물질을 도입해 임상을 진행했고, 이를 글로벌 기업인 얀센에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자본력이 부족해 최종 단계까지 가지 못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을 발굴해 신약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오 소장은 “기술력과 과학적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우선 순위에 두고 발굴하고 있다”며 “회사는 연구진이 신약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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