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액화 수소 플랜트 건립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이르면 오는 2023년 준공 예정인 해당 공장은 글로벌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 기업인 린데그룹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구체화된다.
효성중공업은 5일 린데그룹과 액화 수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 법인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새로 설립되는 합작 법인은 액화 수소 판매 법인 효성하이드로젠과 생산 법인 린데하이드로젠 2곳이다. 앞서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린데그룹과 액화 수소 생산·운송·충전 시설 설치 등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린데하이드로젠은 2023년 초까지 효성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울산광역시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 3,000톤 규모의 액화 수소 공장을 세운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로 이달 초 착공에 돌입한다. 효성하이드로젠은 액화 수소 공장의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120여 곳에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생산된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액화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날 “수소 경제 활성화의 핵심인 수소 에너지의 생산부터 유통·판매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수소 분야 선두 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세워지는 공장에서는 연간 1만 3,000톤 규모의 액화 수소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연간 10만 대에 달하는 자동차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며 동시에 13만 톤의 배기가스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액화 수소는 기체 상태의 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다. 특히 액화 수소 충전 시 승용차 1대에 소요되는 충전 시간이 3분으로 기체 수소의 12분보다 4배 빠르다. 이 때문에 고용량 수소 연료가 필요한 버스나 트럭 등 대형 상용차에 필요한 충전 시간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효성중공업은 용연공장에서 가동 중인 공정을 최대한 활용해 액화 수소 생산 과정의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연공장에서는 프로판가스에서 수소를 떼어내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고 있어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부생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별도로 수소를 구입하거나 추가 설비에 대한 투자 없이도 기존 공정의 일관 생산 체제 내에서 액화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며 “용연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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