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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왜곡 논란 '교양형 예능', 스스로 돌아봐야

박준호 문화레저부 기자





박흥식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지난달 30일 방영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페스트편’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이른바 ‘교양형 예능’의 정확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제작진은 학계의 자문을 받았다고 반박했지만 박 교수는 틀린 부분이 많고 중요한 부분을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프로그램은 앞서 방영된 이집트편에서도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았고 독일편의 경우 홀로코스트에 관한 낭설을 진짜인 것처럼 언급해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사과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문제가 터진 것이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시청률만 의식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벌거벗은 세계사’와 같은 유형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누리는 것은 최근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이른바 ‘지식 소매상’이라고 할 만한 출연자들이 역사·정치·경제·종교 등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줘 지식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tvN ‘알쓸신잡’이 유시민 작가를 기용해 인기를 끌었던 게 대표적 사례다. 전문가들이 연예인들에게 알기 쉽게 강연을 해 주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도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오랜 기간 방영하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 수요가 일정하게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수요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재미’를 강조하느라 자칫 사실을 왜곡하거나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는 경우다.

스타 역사 강사였던 최진기 씨가 tvN ‘어쩌다 어른’에서 엉뚱한 미술 작품을 조선 시대 화가 오원 장승업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가 모든 프로그램에서 물러난 게 2016년 일이다.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보다 나아진 게 무엇이냐는 의문이 절로 든다.

박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철저히 성찰하고 시스템을 꼼꼼하게 재점검해야만 시민의 교양을 높이고 오랫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양질의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교양형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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