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극장가에는 그간 개봉 시기를 저울질하던 신작들이 명절 연휴를 전후해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새해 첫 달 먼저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과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이 극장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다시 조용히 끌어 내고 있는 가운데 다른 새로운 작품들도 영화관 분위기 띄우기에 합류한다.
우선 한국 영화 중에서 눈에 띄는 신작은 지난 달 말 개봉한 이승원 감독의 ‘세자매’다.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가족의 의미를 묻는 영화다. 무엇보다 여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명절 연휴에 맞춰 10일 첫 선을 보이는 한국 영화는 홍지영 감독의 ‘새해전야’와 김현탁 감독의 ‘아이’다.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 등이 멀티 캐스팅 돼 각자 개성이 뚜렷한 연기를 보여준다. 연인, 친구, 가족 간의 이야기를 매개로 관객은 등장 인물을, 등장 인물은 관객을 응원한다.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앞세운 ‘어이’는 일찍 어른이 돼버린 아이 ‘아영’과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외국 영화 중에서도 가족을 주제로 한 영화가 눈에 띈다. 중국계 미국인 여성 감독 룰루 왕의 ‘페워웰’은 아시아계 이민자의 고충을 전하면서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와 가치를 묻는다.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담은 작품으로,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할머니를 위해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인 후 할머니를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최선일 지 서로 고민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한국인 어머니와 중국계 아버지를 둔 미국 배우 아콰피나로,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리암 니슨 주연의 액션 영화 ‘어니스트 씨프’, SF 스릴러 ‘스푸트닉’,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액션 어드벤처 영화 ‘몬스터 헌터’ 등이 명절 연휴 영화 팬을 극장에서 기다린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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