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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청년들의 주거문제는 왜 중요한가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





20∼30대 미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제 1인 가구는 우리나라의 ‘보편 가구’가 됐다. 인구 통계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전체의 40%에 육박할 정도다. 그동안 보편 가구로 여겼던 4인 가구는 20% 정도로 줄었다. 서울은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3분의 1을 넘어섰고 34세 미만 미혼 청년 가구도 15.4%에 달한다.

서울 총인구는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인구는 여전히 전출보다 전입이 많은 증가 추세다. 이는 상대적으로 서울에 ‘좋은 일자리’가 많아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주거 실태는 매우 열악하다. 서울 청년 가구들은 월 임대료로 43만 9,000원, 주거 관리비를 포함하면 월 52만 3,000원을 지출하고 있다.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도 32.6%로 매우 높다. 서울 거주 청년 가구의 평균 주거 면적은 24.8㎡로 수도권 청년 평균 주거 면적인 41.2㎡보다 훨씬 작다. 청년 가구들은 임대료도 상대적으로 비싸게 지불하고 있다. 서울 청년 가구의 ㎡당 임대료는 2만 3,000원, 일반 가구는 1만 7,000원으로 청년 가구는 상대적으로 좁게 살면서도 비싼 단위당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SH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해 공급하는 청신호 주택에 1인 가구에 특화된 평면과 빌트인 가전 가구, 커뮤니티 시설 등을 제공한다. 1인 창조 기업, 예비 창업자를 위한 직주 일체형 창업 지원 주택인 에이블랩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 주택이나 청년 가구 월세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주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는 청년들은 민간 셋집에 사는 이들에 비해 주거비 부담, 주거 환경 등이 매우 양호하다. 문제는 입주할 수 있는 공공 임대 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공공 임대에 입주를 못 하는 청년들은 고시원이나 옥탑방, 지하 셋방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주거 환경은 상대적으로 열악한데 단위당 주거비 부담은 더 크다. 사회 진입 초기인 청년들의 주거 불안정은 사회 정착에 장애 요소가 된다. 결혼 기피, 저출산, 계층 이동 사다리 붕괴 등 사회에 부담이 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SH의 청년·신혼부부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41.2%가 ‘재산과 경제력’을, 24.6%가 ‘일자리’를 꼽았다. 일자리보다 재산을 중요시한다는 얘기다. 도시의 경쟁력이 일자리이듯 개인 삶의 경쟁력 원천도 좋은 일자리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이같이 응답한 이유는 좋은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현실에 수긍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젊은이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은 고기 잡는 법을 배울 동안 머물 집도 없다. 청년들이 장래를 고민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려면 안정된 주거는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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