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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코로나보다 치명적인 기후변화…탄소제로 해법, 원전서 찾아라"

세번째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세계 동시 출간

"기후변화로 2100년까지 사망률 5배 증가할 것"

전력생산도 주목 "탄소 없는 에너지원은 원자력뿐"

AFP연합뉴스




"우리는 매년 510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지구온난화를 멈추고 기후변화가 불러올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멈춰야 한다. 유일한 목표는 제로(0)를 달성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 빌 게이츠(66·사진)는 16일 전 세계 동시 출간되는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김영사)에서 이렇게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510억t은 이산화탄소 환산톤(CO₂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 방식에 따른 것이다. 그는 투자 펀드 '획기적 에너지 연합'을 만들어 청정에너지를 비롯한 기후 관련 기술 상용화를 지원하는 등 기후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왔는데, 10년간의 연구를 거쳐 '미래로 가는 길'(1995년)과 '생각의 속도'(1999년)에 이은 세 번째 책을 냈다.

책은 기후변화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비교한다. 저자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인명 피해와 경제적 어려움은 탄소 배출량을 제거하지 않으면 주기적으로 일어날 피해와 같은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는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망률을 사용해 “코로나19가 지속되면 매년 10만 명당 14명이 사망할 것”이라며 “탄소 배출량 증가 시 21세기 중반 10만 명당 14명, 21세기 말 10만 명당 75명의 사망률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수치를 토대로 "21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일 것"이라며 "2100년이 되면 다섯 배나 더 큰 사망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앞으로 10년이나 20년 내로 기후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코로나19 규모의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이나 심각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산업혁명 시기 이전보다 지구의 온도가 최소 1℃ 상승했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추지 않는다면 21세기 중반 지구의 온도는 1.5~3℃, 21세기 말에는 4~8℃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는 "기후학에서 1~2℃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21세기 말 세계 인구가 100억 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런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삶의 질은 높여도 기후변화에는 좋지 않다”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6% 사람들이 전 세계 온실가스의 40%를 배출한다"고 지적한다.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김영사)이 16일 전 세계 동시 출간된다.


책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분야를 5개로 나누고 어떻게 그린 프리미엄(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활동했을 때 추가로 드는 비용)을 낮추는 혁신이 가능한지 살핀다. 배출량별로는 제조(31%), 전력생산(27%), 동식물 사육·재배(19%), 교통·운송(16%), 냉·난방(7%) 순이다.

저자는 전력생산에 주목하면서 무탄소 전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핵분열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을 거론한다. 그는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발전은 밤낮과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원이라고 긍정한다.



책에는 미국의 스리마일섬, 구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를 예시로 원전의 위험성도 거론된다. 또 연료인 우라늄이 전시에 무기로 쓰이기도 하고, 폐기물은 처리가 어렵다는 말도 언급된다. 다만 저자는 "원자력이 자동차나 화석연료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을 죽인다"며 "자동차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처럼 원전 문제를 하나씩 분석한 다음, 혁신으로 해결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식용으로 동물을 기르는 부분도 짚는다. 책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0억 마리의 소를 키우는데, 소들이 트림과 방귀로 내뿜는 메탄은 이산화탄소 20억t과 같은 온난화 효과를 일으킨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의 4%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식물성 고기나 배양육 등 대안을 거론하면서 고기를 덜 먹는 등 식습관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빌 게이츠 홈페이지 캡처


저자는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 등 행위 주체가 할 수 있는 일에 관해 말하면서 정부의 역할을 우선한다.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 같은 대규모 사업을 하기 위해 올바른 장려책을 만들고 전체적인 시스템이 모두에게 효과가 있도록 하는 데에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책은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은행이나 투자자가 원하는 것보다 더 오래 묵혀야 하는 아이디어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온전하게 개발될 수 있다고 호소한다. 책은 또 기술 조언과 자금 지원을 통해 여러 지역사회가 적절한 해결책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려면 기술과 정책, 시장이라는 요소가 서로 보완하면서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그는 "이 요소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때 혁신을 장려하고, 새로운 기업들을 자극하며, 새로운 제품들을 빠르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모든 나라의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도 언급된다. 저자는 부유한 나라는 2050년까지, 중간소득 국가는 2050년 직후 가능한 한 빠르게 제로 탄소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적절한 정책과 시장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저자는 개인들도 물론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정치인들이 기후변화 정책에 관심을 두도록 전화나 편지 등으로 압박하거나 초고효율 전구와 전기차를 구매함으로써 기업들이 수요를 알아차리게 하는 방식 등을 제안한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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