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후 실시된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를 넘기며 1위를 기록한 데 대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별의 순간(Sternstunde)’은 독일어권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인생에서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과의 만나는지 여부에 대해 “나 스스로가 윤 전 총장을 당장 만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난다는 뜻”이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이 사퇴 후 정치 입문에 대한 입장을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은 만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단일화 후보가 되면 누가 되든 가운데 야권이 이긴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의 약진이 아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후보로 단일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1%, 이낙연 대표가 14.9%였다.
KSOI에서 지난 1월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4.6%로 6주 만에 무려 17.8%포인트 치솟았다. 사퇴 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67.7%)과 보수성향층(50.9%)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45.4%)과 50대(35.3%)에서, 지역별로는 서울(39.8%)과 대전·세종·충청(37.5%), 대구·경북(35.3%)에서 지지가 높았다.
이와 관련해 KSOI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정치 할 가능성도 있는 검찰총장'에서 '예비 정치인'으로 확실히 수용된 것"이라며 "야권 지지자들의 기대가 윤 전 총장에게 쏠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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