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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그림자에 짓눌린 주식시장…"18일 FOMC 변곡점 될 듯"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미국 국채금리 상승 이끌고

금리 상승→달러화 강세에 외국인 자금 이탈 가속화

하루 2% 널뛰는 코스피에 투자자 불안도 짙어져

"금리 상승곡선 꺽여야 증시 안정될 것…다음주 FOMC가 변곡점"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가 전일대비 19.99p 하락한 2,976.12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10원 오른 1,140.30원, 코스닥은 8.41p 하락한 896.36로 장을 마감했다./성형주기자 2021.03.09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자산 시장을 옥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기가 회복되며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진 데 반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금리 억제 의지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 위험 자산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 미국 나스닥과 코스닥 등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하루 2%씩 출렁이는 코스피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7%(19.99포인트) 하락한 2,976.1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4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지수는 장 초반 반짝 상승했지만 금세 하락세로 돌아선 뒤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 최고치와 최저치 폭은 71.13포인트(2.43%)를 기록했으며 2% 가까이 하락하다가 낙폭을 되돌리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타났다. 기술·성장주의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코스닥은 하락률이 더욱 가팔라 이날 896.36(-0.93%)으로 마감하며 900선이 결국 무너졌다.

시장은 최근의 조정이 금리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금리의 상승 여부가 아닌 그 속도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과 경기회복 등으로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른 게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8일(현지 시간) 미국의 10년물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연 1.615%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만 해도 10년물 수익률은 1%를 밑돌았지만 두 달도 안 돼 0.7%포인트가 오른 셈이다. 우리나라의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6bp(1bp=0.01%) 오른 연 2.034%에 거래를 마치며 2019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원·달러 환율 역시 1,140원 30전으로 마감해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증시를 끌어올렸던 것은 유동성의 힘이었는데 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유동성을 나쁘게 만들 수 있어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중앙은행의 긴축 시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금리가 발작적으로 상승하니까 더욱 그런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공포가…OECD도 인플레이션 경고해



금융투자업계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서 강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불안이 자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물가 상승이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이끌고 이 변화가 달러화 강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이날 처음으로 세계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에 ‘인플레이션’을 거론하며 경고에 나섰다. OECD는 지난해 12월 제시한 2021년 세계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최근 국제 원자재가 및 유가 상승,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등 인플레이션 발생 조짐이 있다”며 특히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인플레 압력은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인플레이션 불안으로 인한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는 경제 지표 변화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지난달 16일부터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조 1,365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기관의 순매도 규모(4조 2억 원)를 넘어서고 있다. 오 센터장은 “연기금이 50거래일 가까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외국인도 자금을 빼가고 있다 보니까 수급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 회복 가팔라…“물가·금리·환율 변동성 당분간 이어질 듯”



미국이 경기 회복의 속도를 내고 있기에 금리 상승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5.3% 증가해 시장 예측치(1.2%)를 크게 웃돌았고 고용마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상승의 열쇠를 가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적어도 올해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시장은 ‘경제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이라는 가정을 내세워 연준을 쉽게 믿으려 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이전과 같은 가파른 속도로 금리가 다시 오를 것인가가 중요한데 현재 증권가에서는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한 듯하다. 아울러 최근 미국 증시에서 보듯이 금리 상승이 증시에 부담을 주는 경향성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경기회복 이야기가 나오면서 금리가 올랐는데도 오히려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며 “금리 상승과 주식이 반대로 가는 경향성을 탈피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역사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때 지수도 상승하는 시기가 더 많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금리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시장 스스로가 적응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다만 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 성장주 투자에는 당분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조정이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 매력을 훼손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질 것이고 경기민감주로의 순환매 또한 가속화할 것”이라며 “특히 국내 증시는 IT, 헬스케어 등 성장주 비중이 높아 조심스러운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지선은 2,700후반…“다음주 FOMC가 분기점 될 듯”



그럼에도 증권가는 최근의 급락에 ‘패닉 셀링’하기보다는 인내하라는 의견을 공통되게 말하고 있다. 시장의 펀더멘털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최근 지수의 하단에서 지지선을 받고 반등할 것이라는 의미다. 나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지수가 2,930포인트 선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했는데 이 지점이 방어선이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이슈가 많이 지목되지만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며 단기적으로 과잉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1차 지지선은 2,920 선”이라며 “만약 밸류에이션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에는 2,770 선을 코스피지수의 하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금리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시점을 반등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둔화되는 시점이 언제인가가 관건인데 당장 다음 주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높다. 시장에서 바라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장기채를 매입하고 단기채는 매도해 장단기 금리 차를 축소하는 정책)나 YCC(일드커브컨트롤) 등을 쓰는 것은 국제 유가 상승 등의 부담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시장 혼란이 지속될 경우 또다시 시장 달래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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