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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회원 추모 위해…" 구자철 KPGA 회장, 선수로 뛴다

지난해 사재 출연으로 만든

시니어 마스터스 24일 참가

"지난해 故박승룡 선수 숨져

빈자리 채우려 용기 내 결심

KPGA는 '매니지먼트 회사'

다양한 쇼 요소로 다가설 것"

아이언 샷 하는 구자철 KPGA 회장. /사진제공=KPGA




“회장으로서 지난해 갑작스런 사고로 숨진 회원을 추모하고, 선수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출전하기로 했습니다.”

구자철(66)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선수’로 샷을 날린다.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충남 태안의 솔라고CC에서 열리는 KPGA 챔피언스 투어 시니어 마스터스(총상금 1억원)에서다.

스포츠 경기단체장이 해당 종목 대회에 직접 나가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최근 국제골프연맹(IGF) 회장을 맡고 있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은퇴한 지 13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화제가 됐지만 그는 투어에서 통산 72승이나 거둔 선수 출신이다.

싱글 핸디캡의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긴 해도 순수 아마추어 골퍼인 구 회장의 출전에 어떤 배경이 있을까. 지난 12일 막 내린 KPGA 윈터 투어 최종전 현장인 전북 군산CC에서 만난 구 회장으로부터 대회 참가 이유와 구상 중인 남자골프 흥행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구 회장이 참가할 예정인 시니어 마스터스는 지난해 10월 그가 사재를 출연해 만든 대회다. 50세 이상 챔피언스 투어 활성화를 위한 취지였으나, 1라운드에서 고(故) 박승룡 선수가 경기 도중 심근 경색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면서 연기됐다. 이번 대회는 5개월 만에 다시 열리는 것이다. 출전 선수와 방식은 지난해 그대로다. 세상을 떠난 박 선수의 빈자리를 구자철 회장이 메우기로 한 것이다.



구 회장은 “출전을 놓고 많이 망설였지만, 돌아가신 회원을 추모하고 시니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도 있어서 용기를 냈다”며 “최근 프로 대회 룰에 맞춰 골프를 쳐봤는데 힘들더라. 선수들을 더 이해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신들린 듯이 잘 쳐서 예선을 통과해도 뉴스가 되고 컷 탈락해도 이슈가 될 테니, 남자골프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구자철 회장이 KPGA 투어 활성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취임 1년을 보낸 구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골치 아픈 측면도 있지만 골프를 사랑하는 팬의 한 사람으로서 협회장까지 맡아 너무 행복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와중에도 김주형(최연소 우승)과 김성현(최초 예선전 통과자 우승) 등이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등 남자골프 흥행의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남자골프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뜨거워 보였다. 추진 방향은 “KPGA를 친목단체나 사단법인이 아니라 ‘매니지먼트 회사’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압축했다. “방탄소년단(BTS)은 7명이지만 저희에게는 7,000명의 끼와 재능이 넘치는 대한민국 최고 남자 골퍼들이 있다”고 비유한 그는 “우리 선수들의 호쾌한 샷에서는 엑스터시(희열)가 느껴진다. 이들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잘하는 협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개막하는 2021시즌의 ‘쇼 케이스’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팬들에게 철저하게 다가설 것”이라는 구 회장은 “관중들이 실컷 떠들고 즐길 수 있는 대회를 만들거나 선수들이 입장할 때 음악을 틀어주는 등 다양한 쇼 요소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코스 세팅에 있어서는 대회마다 ‘원 온(one on)’을 노릴 수 있는 파4 홀을 최소 하나 정도는 만들어 호쾌함을 살리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골프를 중심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벌이는 것, 이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남자골프입니다.”

/군산=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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