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지분 맞교환을 통한 ‘유통 동맹’이 됐다.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끌어오는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사가 그룹사 차원에서 협력을 확고히 다져 ‘반(反) 쿠팡’ 전선 구축의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JW메리어트호텔에서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갖고,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중심이고, 신세계 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오프라인 중심인만큼 양사가 온·오프라인 협력을 통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식료품 위주인 이마트에 더해 명품이나 패션, 화장품 등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백화점 부문까지 합류하면서 양사의 동맹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앞서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지난해 10월 지분 교환을 맺은바, 이를 활용해 네이버-CJ대한통운-신세계로 이어지는 삼각 동맹이 맺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SG닷컴의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NEO)’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연계하고, CJ대한통운의 배송 역량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양사가 지분 교환을 서둘러 진행하게 된 배경으로 ‘쿠팡의 상장’을 꼽았다. 쿠팡은 지난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시가총액 100조 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국내 유통시장의 대변혁을 예고한 만큼 기존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분석이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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