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모든 것을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사과한 데 대해, 정의당은 “무엇을 어떻게 짊어질 거냐”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피해자에게 말로 하는 사과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를 함께 답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말이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와 책임 있는 해결방안을 제시하라”고 이같이 꼬집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시작되었다는 점을 모든 후보들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이 성 평등 관점과 성인지 감수성을 갖춘 후보가 누구인지, 비전과 정책공약에 충분히 반영됐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용서하겠으니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지금 (박 후보) 선거캠프에는 저를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남인순 의원은 반드시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민주당 차원의 징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연 지 10시간 만에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 진심으로 또 사과 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고 적었다. 다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인 남인순, 고민정, 진선미 의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다시 한 번 당을 대표해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지만 남 의원 징계에 대한 응답은 내놓지 않았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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