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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장소와 관계를 돌아본다…작가 편혜영 소설집

■책꽂이-어쩌면 스무 번

편혜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작가 편혜영이 여섯 번째 소설집 ‘어쩌면 스무 번’으로 돌아왔다. 책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한 단편들 가운데 8편을 꼼꼼한 수정을 거쳐 새롭게 구성했다. 8편의 작품들은 모두 인물들이 현재 머물던 공간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새로 옮겨간 공간은 대체로 인적이 드문 소도시나 시골이다. 언뜻 평화로워 보이지만 동시에 고립되고, 폐쇄적이며, 외지인에게 배타적인 곳이기도 하다. 책은 시골이 가진 이런 이중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와 관계를 새로이 돌아보게 한다.

표제작 ‘어쩌면 스무 번’은 치매를 앓는 장인을 모시고 아내와 함께 산골로 이사한 남성의 시선으로 본 시골에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인적 드문 시골에서의 삶에 적응해가던 어느 날 한 보안업체 직원들이 집을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위험에 노출돼도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회사와 계약할 것을 은근히 강요하는 그들의 말에 주인공들은 왠지 모를 공포를 느낀다. 재산과 목숨을 지켜주겠다는 이들이 그 무엇보다도 불안감을 초래하는 아이러니가, 치매 환자를 둘러싼 둘러싼 이들의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이 외에 2019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호텔 창문’과 ‘홀리데이 홈’ ‘후견’ 등은 우리의 일상을 고밀도로 압축해 보여줌으로써 표면화하지 않은 삶의 뒷모습을 느끼게 한다. 1만3,5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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