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9일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을 5명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조합원 수에서 한국노총에 우위를 점한 만큼 1명을 더 받아오겠다는 것이지만 한국노총은 “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라며 즉각 반발했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제1노총 지위를 가진 지 3년 차가 된다”며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5명을 추천할 계획이며 이는 상식적인 제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최저임금위 위원은 총 27명으로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이 각각 9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근로자위원 9명은 한국노총이 5명, 민주노총이 4명을 추천하는 게 관례다. 민주노총이 조합원 수에서 우위에 서 있으므로 바꿔달라는 뜻이다.
한국노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노총 고위 관계자는 “우리와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한국노총은 기존대로 5명을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법에 양대 노총의 위원 몫이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다. 위원 선임과 관련해서는 시행령에 근로자위원은 총연합 단체인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사람 중 대통령이 위촉하도록 돼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양대 노총이 협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이번 행보는 앞으로 정부 관련 위원회를 두고 양대 노총의 ‘몫 싸움’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먼저 신호탄을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 재정운영위, 각급 노동위원회 등의 위원 추천 권한에서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에 약간 모자란 몫을 받아왔다.
양 위원장은 “다양한 정부위원회가 존재하고 노동계가 단수의 위원 추천 몫을 차지하는 경우 한국노총만 들어가기도 했다”며 “최저임금위 외에도 위원 배정을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재현 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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