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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빅3' 재해…국내 부품사 물량확보 비상

■차량용 반도체 비상등

지난달부터 1~3위社 잇단 재해

MCU 생산, 화재 정상화에 한달

현대차·기아 직접적 영향 없지만

부족 사태 지속땐 쟁탈전 불보듯

원가 상승압박 소비자 부담 늘수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시설이 잇따라 재해를 입으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원가 상승 압박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3위 공급 업체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일본)는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이바라키현 나카공장 생산이 재개되기까지 최소 한 달가량 걸릴 것”이라며 “(이번 생산 중단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르네사스의 주력 공장 중 하나로 화재가 발생한 곳은 300㎚짜리 웨이퍼 생산 라인이다. 여기에서 차량 전력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을 생산하고 있다. 르네사스는 MCU 생산의 20%가량을 차지하며 주요 고객사로는 도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와 일부 유럽 완성차 업체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산 재개에 최소 1개월이 걸릴 경우 공급 정상화까지는 3~6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시설이 재해 또는 사고로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미국 텍사스주의 정전 사태로 NXP·인피니언의 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르네사스도 지난달 일본 지진의 여파로 1주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NXP(네덜란드)가 10.2%로 1위, 인피니온(10.1%·독일)이 2위, 르네사스(8.3%)가 3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지난달 이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여파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르네사스 화재까지 겹치며 올해 말까지 시장 정상화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당장 직접적 영향은 없으나 해당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르네사스로부터 직접 차량용 반도체를 납품받고 있지는 않으나 납품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물량 쟁탈전을 벌일 경우 납품 단가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에 차량용 반도체를 납품하는 업체들은 지난해보다 비싼 가격으로 반도체를 구입해 납품하고 있다. 부품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완성차 업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네사스를 직접 납품 받는 일본과 유럽차를 중심으로 재고 부족에 따른 영향이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곳은 당장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제조 원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경우 차 업계 수익성 악화와 소비자 부담 증대 등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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