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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들 뛰는데, 기득권 노조에 발목잡힌 한국車

아이오닉5 사전계약 대박 났지만

노사 갈등으로 양산 일정 지연

글로벌선 친환경車에 사활거는데

韓, 매년 노조와 줄다리기 되풀이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전기차 대중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기대주다. 지난달 25일 사건계약 첫날에만 2만3,000여대가 계약되며 국내 내연기관차 기록을 뛰어넘은 첫 전기차가 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폭발적인 수요를 생산 현장에서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고질병인 노사 갈등 때문이다. 출시 2개월 전에 진행됐어야 할 양산 일정은 최근에서야 겨우 확정됐다. ‘맨아워(생산 라인 투입 인력 규모)’ 협의가 노조의 저항으로 지연된 탓이다. 단체협약에 따라 현대차는 신차 양산 전 노조와 맨아워 협의를 거쳐야 한다. 전기차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30%나 적어 사측은 인력 수요를 낮춰 잡았지만, 노조 측은 고용안정을 내세우며 반발했다. 제품을 사겠다는 고객이 밀려드는 데도 회사가 기다리라며 손을 저은 셈이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부활 시동을 걸고 있는 현대차가 또 노조 암초에 부딪혔다. 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넘어가는 대전환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혹독한 생존경쟁에 돌입했지만, 현대차는 여전히 노조와의 줄다리기에 힘을 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이오닉5 맨아워 갈등이 2017년 ‘코나 사태’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코나는 출시 이후 한달 평균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이목을 끌었지만, 그해 연말 노조의 줄파업으로 실적이 반토막났다. 코나를 계약했던 소비자들은 출고가 늦어지면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고, 일부는 계약을 취소하고 경쟁 차종으로 갈아타기까지 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립공정에 비해 인원 조정이 소폭에 그치면서 생산 효율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계열사 기아도 첫 전용전기차 ‘EV6’를 두고 노조와 진통을 겪고 있다. 노조가 EV6의 인터넷 사전예약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판매노조는 최근 노조 소식지에 “온라인 예약방식 도입은 온라인 판매로 확대돼 영업직군에 심각한 고용 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EV6의 사전 온라인 예약이 전 차종 온라인 판매를 전제하는 수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판매노조도 “오프라인 이외 채널(온라인·홈쇼핑 등)에서 자동차 판매를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온라인 채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테슬라는 100%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해 지난해 국내에서 1만 대 이상을 팔며 전기차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도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노조가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친환경차가 몰고 올 인력 수요 변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보통 30%에서 절반까지 부품 수가 적어 작업에 필요한 근로자 수가 더 적다. 실제로 해외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차 전환에 따른 필요 생산 인력 감소 흐름에 맞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다임러는 2025년까지 2만명 감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르노그룹은 내년까지 1만5,0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생산량 등 경영에 대한 참여와 간섭을 했다가 고임금, 저효율 구조가 고착돼 회사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며 “노조가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시대착오적 행위에서 벗어나 회사와 함께하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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