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 인근에 전투기 뿐만 아니라 항공모함까지 투입하며 연일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경고 목적이 아니라 전투력 과시용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복수 지부는 대만 인근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 연속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전투기 등 군용기를 들여보내는 공중 무력 시위를 벌였다. 지난 5일에는 중국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비롯한 구축함 등 항모 전단이 대만 인근 해상에서 정기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미국 미사일 구축함 존 S. 맥케인함도 7일 중국이 자국의 앞바다로 간주하는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대만 분리주의자들을 향한 경고 성격을 넘어 중국의 전쟁 대비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만이 중국을 겨냥한 대규모 컴퓨터 워게임 계획을 발표하고 '전쟁이 발생한다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군사평론가 쑹중핑(宋忠平)은 "대만 관리들은 군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외한이고, 중국 본토와 대만 간의 군사력 차이를 아는 다른 관리들은 무기 구매에 돈을 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대만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장감 고조의 요인은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정치인들과 미국의 결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진당과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고 있다"며 "이들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상황을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인민해방군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 세력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항공모함과 전투기가 각각 대만의 동쪽과 서쪽을 둘러쌈으로써 대만을 고립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군사전문가 스훙은 "훈련은 본토 병력이 대만을 고립시키고 외국의 개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만약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은 대만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쑹징핑도 "대만 분리주의자들이 분리 버튼을 누르려 한다면 대규모 대립이나 전쟁도 일어날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인민해방군이 그들을 억제하고 평화를 수호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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