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서 발생한 정전 사태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복수를 천명했다.
1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 안보위원회에 참석해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와 관련해 핵합의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고 비난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은 제재를 풀기 위한 이란의 노력을 막기를 원한다"면서 "우리는 이런 행동에 대한 복수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탄즈 핵시설 사태를 "반인도주의적 범죄"라고 날을 세웠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힘을 약화하려고 했다면 그것은 실패했으며 이스라엘은 그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주장대로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의 배후라면 화물선 공격 등으로 조성된 중동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란을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지목하고 핵 능력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총리로서 나의 정책은, 이란이 핵 능력 확보를 통해 이스라엘 제거라는 학살적 목표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합의 복원 추진에 영향을 미칠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핵합의 복원)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참가국들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반대로 회담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회담에 대해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 핵합의에 복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바이든 정부의 이런 외교적 노력을 강하게 반대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정보기관 관리를 인용해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에 있어서 이스라엘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들은 익명으로 NYT에 이란 핵시설의 정전사태를 이스라엘의 비밀작전이라고 부르며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직 정전으로 인한 우라늄 농축 시설의 피해 규모 등은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이번 공격으로 우라늄 농축이 중단되지 않았으며, 비상 전력을 끌어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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