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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다산(茶山) 정약용을 생각하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옳거니. 어두운 시대에 처하면 선비란 그 길을 따라 밟는 게 아니라 길 밖으로 나가 새길을 밝혀야 하는 것이지.” 19세기 말 의병 선봉장으로 활약한 김백선 장군을 위주로 의병에 가담한 분들의 이야기를 엮은 전영학의 소설 ‘을의 노래’에 나오는 구절이다. 시대는 비록 다르지만 요즘 상황이 그 당시와 흡사해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기에 다시 한번 되새겨볼 만한 문구가 아닐까 싶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의 민심은 문재인 정권과 여당의 시대착오적이고 낡은 리더십에 대한 심판이었다. 도저히 못 살겠으니 경제라도 살려달라는 국민들의 처절한 외침을 외면한 채 자신들만 옳고 공정하다는 독선적 행각을 일삼은 정부·여당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결별 선언이었다. 특권과 반칙·위선·무능에 국민은 엄중한 회초리를 든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정치가 경제·사회·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에 강력한 통제력을 갖고 실질적 지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정치가 무능하니 경제는 ‘폭망’하고, 사회는 양극화로, 문화는 홀대론으로 온 나라가 아우성이다. 국적 불명의 검증되지 못한 어설픈 정책을 남발하더니 급기야 나라 살림을 거덜 내고, 폭발적 국가 부채 증가에 더해 이제는 세금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강진에서 18년의 유배 생활을 했던 정약용 선생은 “정치가 퇴폐하면 백성은 곤궁해지고 나라 또한 가난해지며 세금이 가혹해져 결국 민심은 이탈하고 천명이 떠나버린다”라고 했다. 역사는 흐름이라 했던가.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시대를 꿰뚫는 다산 선생의 말씀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강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어두운 시대에야말로 다산과 같은 진정한 선비 정신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신의 영달을 버리고 올곧은 소리를 내야 할 고위 공직자들에게 선비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성은에 감읍하는 아부 소리만 난무하다. 자신의 직을 걸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공직자를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예스맨’들만 득실거린다. 공직의 자리가 기껏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한탄스러울 따름이다.

남 탓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정치인이라는 자리가 출세와 입신양명의 수단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시대를 앞서보는 혜안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신독(愼獨·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언행을 삼가다)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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