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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문화 선진국’ 새 명함 내밀 때

박정렬 해외문화홍보원장





지난 3월 31일 이탈리아 시사 주간지 ‘파노라마’는 “한국은 어떻게 일본을 넘어 세계를 호령하는 소프트파워 강국이 됐나”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지구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한류 현상을 다각도로 조명한 이 기사는 한국을 ‘자동차·첨단 기술은 물론 문화, 라이프 스타일, 패션 브랜드까지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로 소개하며 ‘일본 신화를 지워 버렸다’고 평가했다.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을 소개하거나 분석하는 외신 보도는 이제 보기 드문 것이 아니다. 많은 나라의 다양한 매체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 외신의 관심을 끌었던 코로나19 대처 등 우리는 알지 못했던 우리 국민의 저력이 하나둘 국제 무대에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 확대라고 할 수 있다. BTS와 영화 기생충, 드라마, 웹툰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는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한복·한식 등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렇게 한국 문화를 접한 세계인의 시선은 한국 사람들의 일상과 정부 정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이런 변화의 밑바탕에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온 32개 한국문화원의 노력이 있다.



대한민국을 해외에 알리는 일에 선봉인 해외문화홍보원이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이를 계기로 문화 선진국 대한민국에 걸맞은 해외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뉴욕에는 올해 11월 코리아센터가 문을 열고 한국문화원·한국관광공사 등 한국 문화를 알리는 관련 기관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세계 주요 거점 지역에서는 집중 문화 교류 행사인 ‘한국문화제’를 개최한다.

도쿄·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는 사이니지라 불리는 첨단 전광판을 설치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해당 도시에 볼거리를 제공하는 명소로 만들 것이다. 폭증하는 외신의 관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외신통합지원센터도 확대 개편한다. 100석 규모의 브리핑룸을 갖춘 외신통합지원센터는 서울에 상주하면서 아시아를 취재하는 외신 기자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해외문화홍보원 영문 약자인 코시스(KOCIS)를 세계에 내세울 예정이다.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기관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새로운 ‘명함’을 만드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사회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현 시점에는 온라인에서 우호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문화이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코시스가 고민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문화 선진국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이어져 산업·경제·외교 등에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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