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술을 마시다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주말에도 이어졌다.
23일 오후 추모객 150여명은 반포한강공원에 마련된 손씨의 추모 공간에서 각자 손씨를 추모했다. 이날 추모 모임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의견이 모여 성사됐다.
추모객들은 전국 방방곳곳에서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강원도에서 첫차를 타고 왔다는 한 60대 노년 여성은 “불쌍한 정민아. 꼭 밝혀줄게.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가야 할 청년이 너무 아깝다”고 10여분간 통곡하기도 했다.
‘공정·신속·정확 수사 촉구한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한 30대는 “정민이를 추모하기 위해 인천에서 출발해 왔다”며 “속상한 마음에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추모 모임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좁은 공간에 많은 시민·유튜버 등이 몰려 코로나19 방역 우려를 낳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6개 부대를 배치해 미연의 충돌에 대비했다. 시청과 구청 직원들도 현장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시민을 계도하는 등 방역수칙 준수를 유도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주최 측이 있는 집회가 아니고 시민들이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추모하고 있어 경찰과 함께 한 분씩 개별적으로 방역수칙 준수를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손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한밤중 코앞의 장소에 나간 아들은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이제 웃는 얼굴을 볼 수 가 없다”며 “이사를 오지 말 걸, 밤에 내보내지 말 걸, 원래 학교에 다니게 할 걸, 밤에 한번만 더 연락해볼걸 하는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토로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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