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어른들의 부주의로 세 살 오빠가 권총을 쏴 두살배기 여동생에게 중상을 입히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새벽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의 한 가정집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커본트 윌슨(23), 채드 베렌(24) 등 남성 세 명은 미국 프로농구 (NBA) 플레이오프 게임을 TV로 보고 있었다. 윌슨은 아이들이 총기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할 생각으로 권총을 소파 쿠션 뒤쪽에 숨겨놨다.
그러나 소파에서 놀던 세 살배기가 장전돼 있던 총에 손을 대 총성이 울렸고, 두 살짜리 여동생이 가슴에 총을 맞고 말았다. 윌슨 등은 다친 아기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지만 가는 길에 교통사고까지 났다. 다행히 지나가던 운전자가 아기를 병원에 데려다 줬다. 아기는 수술을 받았으나 장기 파열 등 중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세 살배기 오빠는 총격으로 여동생이 다친 것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기 주인인 윌슨은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집주인인 베렌 역시 집 수색 도중 대마초가 발견돼 기소됐다. 경찰은 농구를 보던 세 명의 남성 중 누가 아기의 아버지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건 발생 당시 어머니는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그래디 저드 보안관은 “아이들이 놀고 있는 소파에 숨기는 식으로 어떻게 권총을 안전하게 아이들로부터 떨어뜨려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되는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4월 9일(현지시간)에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8개월 된 아기가 세 살배기 남자 형제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아기는 복부에 총을 맞아 중상을 입고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해 10월 24일에는 텍사스주 몽고메리 카운티에 위치한 한 가정집에서 세 살이 된 남자아이가 생일을 축하해주러 온 친척의 주머니에서 떨어진 총기를 주워 가지고 놀다 자신의 가슴으로 발사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총기규제에 찬성하는 미국의 시민단체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Everytown for Gun Safety)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역에서 어린이 총기사고가 최소 229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97명이 숨지고 139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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