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침을 완화하는 가운데 최근 기내에서 폭력 사건이 잇따르자 기내 주류 제공 금지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CNN 방송,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아메리칸항공(AA)은 29일(현지시간) "지난 한 주 동안 기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들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우리는 직원에 대한 어떠한 폭력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내에서 술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오는 9월 13일까지 연장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전날인 28일 "기내에서 승객의 영업방해 행위가 최근 업계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6월부터 재개하기로 했던 기내 술 서비스 제공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기내 주류 제공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 승무원이 비행 중 28세 여성으로부터 폭행당해 이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노조는 지난달 초부터 약 한 달 동안 승객이 난동 부린 경우가 477건으로 확인됐다면서 "기내 주류 제공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항공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기내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술 제공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연방 정부의 완화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발맞춰 최근 주류 제공 서비스 재개에 나섰다. 하지만 한 탑승객이 승무원을 때려 경찰에 붙잡히는 등 최근 기내에서 사건·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자 일부는 규제를 다시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미 연방항공청(FAA)에 접수된 난동 승객 사례는 2,500여 건이었다. 이중 1,900건은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따르지 않은 경우라고 전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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