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창설 60주년을 맞은 국가정보원을 찾아 국내 정보 업무 폐지 등 ‘국정원 개혁’ 업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에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4일 박지원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개혁 성과와 미래 발전 방안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국정원을 방문한 것은 2018년 7월20일 업무보고와 개혁 성과 격려차 방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대통령 취임 전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과 2005년 민정수석으로, 2007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각각 국정원을 찾았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나는 지난 2018년 7월 이곳에서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고,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정치적 중립성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도, 여러분도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정원은 국내정보조직의 해편을 단행하고 의혹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정보활동부터 예산 집행에 이르기까지 적법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며 “마침내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법 전면 개정 입법을 통해 개혁의 확고한 제도화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제 국정원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래의 전장인 사이버, 우주 공간에서의 정보활동은 더 강한 안보를 넘어 대한민국을 선도국가로 앞당겨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코로나 초기부터 각국의 발병 상황과 대응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우리 교민을 적극 보호하면서 백신 확보를 지원했다”며 “반도체·바이오·배터리·5G(5세대) 등 첨단 산업기술 분야의 인력과 기술을 지키는 중추적 역할을 했고 날로 고도화·지능화하는 사이버 위협에도 대응해왔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업무 중 순직한 정보요원들을 기리기 위해 국정원 청사에 설치된 ‘이름없는 별’ 조형물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했다. 최근 이 별은 18개에서 19개로 늘었다. 방명록에ㄴ느는는 ‘보이지 않는 헌신과 애국, 국민과 함께 기억합니다’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제막한 ‘이름 없는 별’에 그 사이 별 하나가 더해진 것이 가슴이 아프다”며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름과 직책조차 남기지 않은 채 오직 ‘국익을 위한 헌신’이라는 명예만을 남긴 이름 없는 별들의 헌신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고가 끝난 뒤에는 본청 앞에서 열린 국정원 새로운 원훈석 제막식에 참석했다. 새 원훈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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