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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까지 진출...테라, 수제맥주에 잠기나

국내 1위 오비, GS25와 손잡고

라거타입 맥주 '노르디스크' 출시

자칫하다간 테라 존재감만 희석 우려

하이트진로는 시장 진출놓고 딜레마





수제맥주 시장 진출을 선언한 오비맥주가 첫 제품을 내 놓으면서 향후 맥주 시장의 판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 주류 제조사가 수제맥주 사업에 나선 것이 이례적인 만큼 다양한 전략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겨냥한 시도라는게 그 중 하나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올해 초 신설해 GS25와 협업해 이날 첫 결과물인 '노르디스크' 맥주를 출시했다. 북유럽 스타일의 인기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상품으로 생산은 KBC가 맡았다.

국내 맥주 1위인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제맥주 시장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은 현재 대부분 소규모 양조장에서 제조되는데 기술력을 갖춘 대규모 맥주 회사가 기획부터 개발, 생산까지 전담할 경우 수제맥주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한 것은 우선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수제맥주 시장은 2015년 227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 주세법 개정으로 지난해 1,180억원으로 5년 새 5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수제맥주 면허 발급현황 역시 2014년 54개에서 2020년 154개로 증가했다. 또 수제맥주를 위탁생산할 경우 코로나19로 유흥시장 타격으로 떨어진 공장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일각에선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위탁 생산이 수익성 강화뿐 아니라 여러가지 계산이 고려된 영리한 셈법이란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와 시간 제한으로 유흥시장에서 주류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가정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수제맥주는 가정용 시장 점유율에 더욱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는 가정용 시장에서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이 52%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가정용 시장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자 올해 초 새롭게 선보인 올뉴카스, 한맥에 더해 수제맥주 라인업까지 갖추며 가정용 시장에 힘을 쓰는 계획이다.

결국 가정용 시장에서 견고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겨냥해 수제맥주 시장을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게 주류업계의 분석이다. 오비맥주가 수제맥주의 파이를 키울 경우 테라 가정용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테라가 강세를 보이던 유흥시장 역시 어려워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유흥시장 비중이 35%로 전년 같은 기간 47%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가정용 시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수제맥주로 가정용 시장을 공략할 경우, 유흥시장 공략 후 가정용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하이트진로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의 시장 점유율이 고점을 찍고 하향세를 그리면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공장 가동률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 하이트진로의 맥주공장 가동률은 36.76%에서, 테라가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던 2019년과 2020년 46.2%, 75.5%로 수직 상승했지만 올해 1분기 기준 다시 63.4%로 하락했다. 그렇다고 하이트진로가 오비처럼 수제맥주 위탁생산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공장가동률을 높이고 싶지만 오비나 롯데처럼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면 테라의 존재감이 희석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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