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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가수] 엔플라잉, 능력치 만렙 밴드의 정체성

엔플라잉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밴드 엔플라잉이 놀라움의 연속인 명반을 들고 왔다. 바로 데뷔 6년 만의 발표하는 첫 정규 앨범. 왜 이제서야 정규 앨범을 발표하게 됐는지 아쉬울 만큼 완성도 높고 메시지도 확실하다. 작사·작곡은 물론 보컬, 랩, 연주, 그리고 라이브 실력까지 앨범을 꽉 채웠다.

11일 엔플라잉(이승협, 차훈, 김재현, 유회승, 서동성)의 정규 1집 ‘맨 온 더 문(Man on the Moon)’이 발매됐다. 데뷔 후 첫 정규 앨범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6월 발표한 미니앨범 ‘소통(So, 通)’ 이후 1년 만에 발표하는 것이라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린 앨범이다.

앨범명 ‘맨 온 더 문’에는 엔플라잉의 6년간의 이야기가 함축돼 있다. 밤의 세상을 구석구석 비추는 감시자를 상징하는 달(Moon)은 자유로운 움직임을 감시한다. 달 아래 어떤 두려움에 갇혀 점점 작아지는 엔플라잉의 모습과, 그 달을 딛고 서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도약하는 내일을 그려냈다.

타이틀곡 ‘문샷(Moonshot)’은 더 구체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엔플라잉은 ‘문샷’을 통해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똑같은 일상과 답답한 현실 속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막상 쉬어갔을 때 공허한 마음과 강박, 두려움 등 다양한 트라우마를 겪지만 달 위에 서서 극복하겠다고 표현했다. “밴드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는 이승협의 말처럼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보인다. 강렬한 메시지인 만큼 ‘옥탑방’, ‘봄이 부시게’ 등 엔플라잉의 히트곡들과는 다르게, 다크하고 파워풀한 얼터너티브 록 장르를로 밴드 사운드를 강조했다.

/ 사진=엔플라잉 'Moonshot' 뮤직비디오 캡처


‘문샷’ 뮤직비디오는 엔플라잉이 전하는 메시지가 시각화됐다. 어둡고 좁은 방 안에서 김재현은 달을 바라보며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그는 휴대폰 속으로 차훈을 보고 있고, 창문 밖 서동성의 눈도 그를 지켜보고 있다. 이승협은 자신을 감시하는 수많은 CCTV때문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그때 유회승은 이승협을 데리고 어디론가 데려가고, 그들은 우연히 발견한 통로로 미지의 세계로 향한다. 지붕 위에서 달을 바라보며 연주하고 노래하던 엔플라잉은 무언가 깨달은 듯 달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다. 트라우마에 휩싸여 있던 이들이 변화를 위해 도약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엔플라잉은 프론트맨이 2명인 특별한 구성의 밴드다. 이승협과 유회승이 보컬을 맡고 있고, 차훈이 기타, 김재현이 드럼, 서동성이 베이스를 연주한다. 엔플라잉이 다른 밴드와 가장 큰 차별화된 점은 리더인 이승협이다. 이승협은 보컬뿐만 아니라 랩, 기타, 피아노까지 담당하는 올라운더다. 유회승이 시원한 고음으로 엔플라잉의 노래에 힘을 더한다면, 이승협은 화음을 맞춰 사운드를 풍부하게 만든다. 여기에 이승협의 감각적인 랩까지 첨가돼 엔플라잉만의 개성이 뚜렷해진다.



이런 엔플라잉의 개성은 무대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밴드 특성상 악기를 연주하는 멤버들이 뒤에 있고 프로트맨이 노래를 하는 구성으로 무대가 연출되지만, 유회승은 스탠드 마이크를 사용해 록밴드의 성격을 강조했고, 이승협은 핸드마이크를 사용하며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또 연주자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합창하는 부분은 쾌감까지 느껴진다. ‘문샷’ 무대에서도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다만 멤버들은 곡의 분위기에 맞게 다크한 표정과 카리스마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다른 무대와의 차별점이다. 모든 무대를 라이브로 진행하는 엔플라잉은 이렇게 다채로운 분위기를 한 무대에서 실감 나게 표현한다.

엔플라잉 'Moonshot' 음악방송 무대 / 사진=Mnet '엠카운트다운' 캡처


밴드의 강점을 고루 갖춘 엔플라잉의 첫 정규앨범은 6년간의 내공이 엿보인다. 지금의 엔플라잉이 있게 한 역주행 곡 ‘옥탑방’을 만든 이승협은 이번 앨범을 모든 트랙을 자작곡으로 채웠다. 특히 ‘문샷’을 비롯한 5곡은 편곡까지 담당했다. 차훈, 서동성, 유회승 등도 곡 작업에 참여해 본인들의 색을 짙게 만들었다. 청춘의 공감을 사는 노래가 강점인 엔플라잉의 정체성이 앨범 곳곳에 녹아있다. 첫 정규 앨범이지만 그간의 노하우가 집약된 작업물이라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문샷’이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곡들과는 대비되는 분위기이지만, 엔플라잉은 변신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동안 계속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왔고, 어떤 장르이든 엔플라잉의 색깔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옥탑방’으로 엔플라잉을 많이 기억해 주셔서 감미롭고 감성적인 밴드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우리는 모든 옷을 입어요. 여러 장르를 다 할 수 있고 어떤 앨범이든 다 다른 색깔이라는 뜻이에요. 우리가 입는 옷이 우리의 색깔이자 무기라고 여기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엔플라잉이 이런 장르도?’라고 할 수도 있는데 ‘엔플라잉은 이런 장르를! 역시 잘 어울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7일 정규 1집 ‘맨 온 더 문’ 쇼케이스에서)

엔플라잉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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