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조국은 털어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뛰어넘어야 민주당이 재집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온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겉과 속이 다른 음흉한 정치인"이라고 양 전 원장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손 전 의원은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에서 '양정철은 왜 지금 등장할까'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햇볕을 받으면 말라죽는 음지식물 같은 존재"라고 양 전 원장을 정조준하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손 전 의원은 "(양 전 원장이) 터무니없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며 "누군가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어서 방송을 하게 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손 전 의원은 또한 자신의 방송 썸네일을 '수박'으로 정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수박 비하가 이뤄질까봐 걱정이지만, 양정철을 가장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단적인 이미지"라면서 "최근 한 매체의 기사를 보면, 그가 앞뒤가 맞지 않는 가증스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화자찬을 통해 경선 후 모종의 역할을 기대해달라는 홍보성 인터뷰였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손 전 의원은 양 전 원장이 사용한 '변화맹시(變化盲視)'라는 사자성어와 관련해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민장(葬) 문제를 거론하며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여기에 덧붙여 손 전 의원은 이어 '(문재인 정권에는) 능숙한 아마추어가 너무 많다'는 양 전 원장의 지적을 두고는 "이 세상에 능숙한 아마추어는 없다. 미숙한 아마추어가 있을 뿐"이라며 "(자신이 청와대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남의 얘기하듯 하고 있다"고도 했다.
더불어 손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발간한 것을 두고 '꼭 냈어야 했는지'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양 전 원장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선 "감히 보수언론에 가서 이런 내용의 인터뷰를 했는지"라며 "'이런 인터뷰를 꼭 했어야 했는지'라고 돌려주고 싶지만 그럴 가치도 없다"고도 했다.
손 전 의원은 이어서 "양 전 원장이 아직도 '대통령의 복심'인양 위장하고 있으나, 이는 문 대통령과의 모든 관계가 완전히 끝났음을 노골적으로 만천하에 공표한 것과 같다"면서 "이런 사람의 말에 일희일비할 가치도 없고 이미 '끝난 사람'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조차 없다"고 거듭 양 전 원장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손 전 의원은 "양 전 원장은 음지식물이라서 햇빛 아래에 두면 다 말라죽는다"며 "뒤에서 뒷작업이나 하는 사람이고, 정공법이나 원칙주의자도 아니기에 제도권 정치에 나와서는 어디 가서도 선출직이 될 가능성도 없다"고 비판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한편 양 전 원장은 최근 "조국은 털어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뛰어넘어야 민주당이 재집권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양 전 원장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조국 사태에 대해 대권 주자들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주변 지인들에게 "문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의 대의뿐 아니라 다음 시대로의 전환과 도약을 위해서라도 자신을 뛰어넘는 것을 기꺼이 양해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 전 원장은 "경각심을 갖고 분발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어렵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대권 주자들이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얽매이지 않고 진전된 정책 비전을 자유롭게 제시해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게 주변 지인들의 해석이다.
양 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여권을 위해 악역을 자처했다는 평가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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