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대만에 당초 약속보다 3배나 많은 코로나 19 백신을 보냈다. 미국이 이달 주요 7개국(G7) 공동 성명에 ‘대만 평화 추구’ 문구를 넣도록 이끈 데 이어 중국이 보란 듯 ‘화끈한’ 백신 지원까지 나선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250만 도스의 모더나 지원분이 대만으로 가는 중”이라며 “미국과 대만의 의료 협력은 전 세계와 이곳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무부는 코로나19를 퇴치하려 전 세계를 돕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원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만 지원분 250만 도스는 애초 약속했던 분량(75만 도스)의 3배가 넘고, 2,300여만 명인 대만 인구 전체가 다 맞고도 10% 가량이 남는 수준이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도 “모더나 백신이 이날 오전 대만 중화항공편으로 테네시주 멤피스를 떠났고, 20일 오후 현지에 도착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정치적·경제적 조건에 근거해 이를 지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오로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지원은 중국을 겨냥한 백신 외교의 측면이 크다. 앞서 중국은 대만에 자국산 백신을 지원받으라고 압박했지만, 대만은 안전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됐다. 이런 와중에 미 상원의원단이 이달 초 군 전략수송기를 타고 대만을 찾아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미 의원단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며 “악랄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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