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 분노하는 청년 민심이 국내 정치권을 뒤흔들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세의 대학 재학생을 비서관으로 발탁해 국면 전환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또 국회와 청와대 간 가교 역할을 할 정부비서관 자리에도 의정 경험이 없는 김한규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앉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대학 재학생인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정무비서관에 김 변호사를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비서관에는 이승복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을 발탁했다. 이 가운데 1996년생인 박 비서관은 올해 25세로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연소이자 최초의 대학생 비서관으로 파악된다. 강남대 국문과를 다니다 자퇴하고 고려대 국문과에 편입한 박 비서관은 직무 수행을 위해 곧 휴학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관은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해 청년대변인·청년 태스크포스(TF) 단장·최고위원·청년미래연석회의 공동의장 등을 거쳤다. 전임인 김광진 청년비서관은 1981년생으로 정무비서관과 청년비서관 임명 당시 각각 38세, 39세였다. 김 비서관은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경험도 있었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비서관은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내며 현안에 대해 소신 있게 의견을 제기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균형감을 보였다”며 “청년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고 청년과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한규 정무비서관은 서울대 정치학과와 사법시험(41회) 출신이다. 올해 47세이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의정 경험이 없는 대표적 ‘젊은 피’로 분류된다. 민주당 법률대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등을 지낸 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험지인 서울 강남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승복 교육비서관은 연세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행시(35회)를 거쳐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대변인·대학지원관·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회 경험이 없는 0선의 야당 대표도 있다”며 “김 비서관이 법조인으로 20년간 활동했고 당에서도 역할을 해 정무 감각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예상을 깬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은 최근 청년 민심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이들을 적극 포용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4·7 재보선 참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 등 여당에 위기감이 닥치자 청와대 내부에서 쇄신 분위기가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최근 문 대통령에게 청년특임장관을 제안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이철희 정무수석을 단장으로 지난 4월 출범시킨 청년 TF를 통해 조만간 새로운 청년 정책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8일 한 방송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이준석 대표와도 직접 회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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