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기성용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가해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한 가운데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다가 사임의 뜻을 밝힌 법무법인 서평 송상엽 변호사가 전적으로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22일 낸 입장문을 통해 "최근 지병인 당뇨가 악화돼 기성용 선수 측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면서 "공복 혈당 수치가 200을 넘길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기 선수 대리를 원활히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이런 결정을 내렸고, 기 선수 측에도 이같은 상황을 전달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저는 여전히 기 선수의 결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또한 "제가 이번 보도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상대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의 비양심적 언론 플레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송 변호사는 '송 변호사가 자신을 만나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박 변호사의 언급이 보도된 것을 두고는 "소송 과정에서는 서로 격한 공방이 오갔지만, 사임 후까지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혹여 서운한 것이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털고 갔으면 좋겠다. 마음을 풀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면서 "전후 맥락은 잘라버리고, 마치 기 선수에게 대단한 약점이라도 생겨 변호사가 사임을 한 것처럼, 기사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오인과 오독의 여지를 두고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덧붙여 송 변호사는 "박지훈 변호사는 고소와 소송 제도를 악용해 상대측 변호사는 물론이고, 본인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와 소속 언론사를 난처하게 만들어 소송판을 난장으로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더불어 송 변호사는 "다시 한 번 끝까지 도움을 드리지 못한 기성용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기 선수의 결백이 반드시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기성용의 에이전시 C2글로벌은 지난 18일 '성폭력 의혹 폭로' 건과 관련, 민·형사 소송 담당 법무법인을 서평에서 여백(대표변호사 고기영·김원국)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2글로벌은 "(기존에 해당 사건을 맡았던)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가 전날 갑자기 건강상의 이유로 향후 소송 진행에 무리가 있다고 알려왔다"고 법률대리인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송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A씨와 B씨를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로 지칭하면서 이들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두 달간 협조하지 않았다는 내용 등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송 변호사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였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피의자 측이 항상 먼저 언론 인터뷰를 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기에 이를 바로잡은 대응이 본질"이라며 "본질은 이야기하지 않고 엉뚱한 트집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원한다던 피의자 측은 오히려 수사를 지연시키는 행동을 했다"면서 "피의자 측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준비를 마친 서초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겠다고 동의했다가 돌연 경찰서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고도 했다.
송 변호사는 또한 "아무 조사 준비가 안 된 다른 경찰서로 사건이 이송되면 조사 개시까지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모르는 변호사는 없다"면서 지난 3월 22일 기성용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후 수사 진행 과정 일자를 공개했다.
아울러 송 변호사는 "지난 4월 27일 피의자들이 서초경찰서에 조사 일정을 뒤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고 확인했다"면서 "이후 이달 12일 피의자들이 경기도 양주경찰서로 사건을 보내달라 신청한 사실을 서초경찰서를 통해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기성용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의혹 제기자들은 기성용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송 변호사를 상대로 형사 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와 B씨가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송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서평)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형사고소하고,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 변호사는 지난 18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송 변호사의 사임과 관련, "기성용 측 변호인이 오늘 찾아와 이 사건에서 손을 떼겠다"며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월 A씨와 B씨는 전남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기성용과 또 다른 선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했다. 기성용 측은 이어 A씨와 B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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