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대우건설(047040) 인수전에 뛰어든다. 3년 전 대우건설 인수를 중도 포기한 적 있는 호반건설은 인수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입찰 채비를 갖추며 재도전에 나섰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대우건설 인수 자문사로 선정했다. 이변이 없는 한 25일로 예정된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매각은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IPM 컨소시엄과 호반건설, 중흥건설의 3파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DS네트웍스 연합은 우리은행에서, 중흥건설은 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서 각각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하며 자금 조달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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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주자로 뛰어든 호반건설 역시 발 빠르게 조달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호반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5,700억 원 정도다. 대우건설 예상 매각가가 약 2조 원임을 감안하면 호반건설은 자체 현금 외에 인수금융을 조달하거나 외부 자금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계열 투자회사인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거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본입찰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같은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의 경쟁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호반건설이 뒤늦게 입찰 준비에 나선 데는 경쟁사인 중흥건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공 능력 평가 기준 업계 12위인 중흥건설이 6위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단번에 호반건설을 뛰어넘어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2019년 시공 능력 평가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며 가파른 성장세로 대기업 반열에도 오른 호반건설로서는 경쟁사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호반건설은 2018년 대우건설 입찰에 뛰어들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가 해외 부실 등을 이유로 돌연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당시 인수 가격은 1조 3,000억 원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KDB인베스트먼트 내부에서는 매각 완결성 측면에서 호반건설의 입찰 참여를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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