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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北 ㅌㄷ 95주년, 中 공산당 100주년

최수문 베이징특파원





“까닥 잘못했으면 우리도 올해 서울에서 ‘ㅌㄷ’ 95주년을 성대히 기념할 뻔했어.” 최근 베이징 시내 식당에서 만난 지인과 나눈 말이다. “만약 그랬으면 우리는 아예 태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마침 식당의 TV 화면에는 붉은색을 배경으로 중국 공산당 100주년 찬양 합창이 나왔다.

보통 ‘트드’로 발음하는 ㅌㄷ는 북한의 김일성이 지난 1926년 10월 17일 혁명조직으로 결성했다는 ‘타도제국주의동맹’의 약자다. 북한 정권의 시작으로 주장된다. 김일성은 만 14세에 이 조직을 만들었다고 한다. 만약 한국전쟁에서 대한민국이 붕괴했다면 조선(북한) 노동당 주도로 ‘통일’이 이뤄졌을 테고 노동당은 ㅌㄷ 95주년 행사를 지금쯤 한반도 전역에서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모든 선전 수단들도 동원됐을 테다.

이런 엉뚱한 생각은 최근 중국의 상황 때문에 나온 것이다. 중국은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한다며 올해 초부터 선전 선동을 하고 있다. 전국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국민들을 동원하고 있으며 방송들은 하루 종일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것은 1949년 국공내전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기존 중화민국 정부를 대만으로 밀어내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했고 지금까지 왔다.

국내에서 일부는 그래도 중국 공산당이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 않았냐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중국 공산당이 한국에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억울하게도 상황은 반대로 전개됐다.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하지 않았어도 한반도는 1945년 분단됐을 것이다. 미국과 소련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없었다면 6·25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고 만약 일어났어도 이를 계기로 한국 주도의 통일이 이뤄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현재의 북한 주민의 삶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중국은 3년간 누적으로 총 290만 병력을 보내 남북통일을 막았다. 아마 중국 공산당이 없었다면 조선 노동당은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다. 7월 11일 이들 둘은 공수동맹을 규정한 북중우호조약 60주년을 앞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최근 중국과 대만 관계가 험악해지면서 때로는 전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며 통일을 하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북한을 ‘한국의 일부’라고 인정하는 것은 질색한다. 한국 여론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전쟁이 조선 노동당의 해방전쟁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에서는 조선전쟁이라고 부른다. 억지 주장을 선전망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최근 나온 ‘압록강을 건너다’라는 드라마나 ‘금강천’ 같은 영화가 대표적 사례다.

이는 중국의 모순적 태도와 관계가 있다. 중국 공산당이 해방전쟁을 일으켜 중화민국을 붕괴시켰으니 한국도 조선 노동당의 해방전쟁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한중 교류는 우습게 된다. 한국과 중국 간의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또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개인 권력이 강화될수록 중국식 애국주의를 부추기는데 이에 따라 북한과의 동맹이 중시되고 반대로 한국은 적대시하게 된다. 물론 한중 간 정치와 경제는 별개라는 주장을 일부에서 하고 있기는 하다.

즉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은 오래된 기원을 갖고 있는 셈이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디커플링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대중국 관계가 보다 신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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