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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창당 100주년 중국공산당이 풀어야 할 과제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경제학

제도적 가치·민주주의 실천 여부

인권문제 해결·과학기술 창조성 등

중국 향한 전세계의 의구심 지워야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경제학




최근 중국 매체는 연신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100년 전에는 당원 수십 명에 불과한 약체 정당이었다. 상하이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도 법망을 피해 도망다니면서 열어야 했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은 사회주의 기치를 내걸고 민생을 챙겨오면서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 선진국 진입을 향해가는 유일한 국가다. 감개무량 그 자체일 것이다. 공산당 독주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지, 세계의 선도 국가가 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도 막후 화제는 단연 중국이었을 것이다.

세계적 선도 국가는 적어도 막대한 부존자원, 문화적 우위, 선진적 과학·기술력, 제도적 우월성 등 4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디지털 경제로 이전하면서 과학·기술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경제력·국방력을 키우고 선도국의 바탕이 된다.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한계가 있다. 일단 부존자원 및 문화적 측면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제도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될 수 있느냐다. 민주주의의 실천 여부도 과제다. 우선 실질적 세계 주도국인 미국의 가치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문명의 충돌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대외 관계에서 과거 조공 체계처럼 줄을 세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또한 신장위구르, 티베트, 그리고 홍콩·마카오·대만 문제의 해결 방식도 관심사다. 대국은 인권 등 안정을 해치는 것에 대해 공권력으로 과도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도 예외일 수는 없다. 결국 세계 선도력이 중국에 간다고 하더라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운명공동체, 구존동이(求存同異)가 중국이 내걸고 있는 대안인 것 같다. 쉽지 않은 과제다.

또 다른 과제는 인류 발전에 공헌할 과학기술의 창조 측면이다. 중국 고유의 기술로 제품의 창조가 가능할지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만 나선다든지, 성급하게 해외 기술을 탈취하는 인상을 피할 수 있을지, 정부 주도의 막대한 물량 투입과 친정부 기업의 후원으로 경쟁국을 따돌리지는 않을지, 또한 경쟁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떡을 나눠줄 수 있는 충분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미국은 그 측면에서 성공해 지금껏 세계 주도 국가로서 지위를 유지해왔다. 이런 점들이 불식돼야 세계적 대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 신호는 보인다. 우선 중국 공산당원이 완장만 찬 인사들로 채워지지는 않고 있다. 능력주의에 의해 격렬한 경쟁을 통해 고위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민도(民度)도 높아졌다. 중국인 가운데 대졸 학력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지난 1952년 0.3%에서 1978년 0.4%에 이어 지난해 8%로 올라 1억 명을 넘어섰다. 90% 이상이 1998년 서방의 교과 내용을 도입한 교육 현대화 개혁 이후 졸업생이다. 대졸 학력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해외 흐름도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있다. 700만 명의 정규 유학생 중 70%에 육박하는 인사들이 귀국했다. 중국 정부가 훨씬 이성적으로 행동할 여지가 높아졌다.

중국에는 총 87개의 왕조가 존재했었다. 8개의 통일 왕조가 있었다. 일반 왕조와 통일 왕조의 분수령은 결국 창업 세대 초기 3대의 지도력이었다. 3대까지 잘 운영하면 장수할 가능성이 높았다. 통일 왕조의 평균 존속 기간은 220년 정도다. 바로 직전인 청 왕조가 이민족 왕조이면서도 네 번째 장수했다. 철저하게 능력주의에 기초한 결과로 해석된다. 3세대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이 독재 가능성을 불식시키면서 미래 중국을 탄탄한 발전의 기반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제도의 무한성도 없고, 과학기술의 독점도 결국은 순환적이다. 중국통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가 고민하는 이유가 아닐까. 우리만 시 주석의 방한에만 매달리며 정작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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