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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4실점 묶고 13골 폭발…'화끈한 수비 축구'로 유럽 제패

유로 2020 결승전 승부차기서 3-2로 잉글랜드 제압

WC 예선 탈락 뒤 세대조화 결실

53년만에 대회 통산 두번째 우승

돈나룸마 'GK 첫 MVP' 영광도

만치니 휘하서 34연속 무패행진

이탈리아 선수들이 12일 유로 2020 우승 뒤 트로피를 들고 원정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트로피를 든 선수가 수비 핵인 조르조 키엘리니(왼쪽)와 레오나르도 보누치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카테나치오(Catenaccio·빗장 수비)’. 이탈리아 축구를 설명하는 대표 키워드지만 때로는 비난의 대상이기도 했다. 4명의 수비수 외에 최후방에 1명을 더 배치하는 전통적인 카테나치오 전술은 달콤한 결과를 가져오는 한편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일반 축구 팬들로부터는 미움을 사기 일쑤였다.

‘재미없는 축구’를 하던 이탈리아가 ‘화려한 수비 축구’로 유럽을 제패했다. ‘아주리(Azzurri·푸른색) 군단’ 이탈리아는 12일(한국 시간) 영국 축구 성지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결승에서 잉글랜드와 1 대 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 대 2로 이겼다. 홈에서 열렸던 유로 1968 우승 이후 53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정상 등극이다. 유로 1968은 네 팀밖에 참가하지 않은 대회라 진정한 의미의 유럽 접수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2000·2012년 준우승의 아쉬움도 깨끗이 씻었다.

이탈리아는 전반 2분 만에 루크 쇼의 발리 슈팅에 선제 골을 내줬지만 후반 22분에 균형을 맞췄다.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대 맞고 나온 공을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밀어넣었다. 두 팀은 연장까지 120분간 1 대 1로 맞서 운명의 승부차기까지 갔다. 이탈리아는 두 번째 키커 안드레아 벨로티의 킥이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퍼드에게 걸려 수세에 몰렸지만 잉글랜드 세 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퍼드, 네 번째 제이던 산초가 내리 넣지 못해 기회를 잡았다. 이탈리아 다섯 번째 키커 조르지뉴의 킥이 막혀 분위기가 또 한 번 요동쳤지만 잉글랜드 부카요 사카의 킥을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막아내면서 길었던 승부가 마무리됐다. 준결승과 결승에서 각각 2개의 승부차기를 막아낸 돈나룸마는 이번 대회 7경기 4실점, 9개의 세이브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시상을 시작한 지난 1996년부터 골키퍼의 MVP 수상은 돈나룸마가 처음이다.

이탈리아는 7경기에서 13골 4실점을 기록했다. 짠물 수비에 더한 화끈한 공격으로 축구 팬들을 흥분하게 했다. 이날 결승에서도 이탈리아는 65%의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19개의 슈팅(잉글랜드는 6개)을 퍼부었다.



이탈리아 국기를 목에 걸고 우승 기쁨을 만끽하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런던=AP연합뉴스


월드컵 탈락이 확정됐던 2017년 11월을 떠올리면 3년 8개월 만의 기막힌 반전이다. 월드컵 4회 우승을 자랑하던 이탈리아는 60년 만의 본선행 실패라는 충격에 빠졌다. ‘구원투수’로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은 ‘세대 조화’에 힘썼다. 24세 유벤투스 공격수 페데리코 키에사를 공격 삼각 편대에 투입해 경험 많은 치로 임모빌레와 로렌초 인시녜를 받치게 했다. 키에사는 16강 오스트리아전 선제골과 4강 스페인전 선제골을 책임지며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수비에서는 유벤투스에서 10년간 호흡을 맞춰온 키엘리니·보누치 콤비를 존중했다. 보누치는 결승전 동점 골을 넣은 뒤 세 번째 키커로 승부차기도 성공했다. 키엘리니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유로 결승전을 뛴 최고령 주장(36세 331일)으로 기록됐다.

이탈리아의 A매치 34경기 무패 행진(27승 7무)을 이끈 만치니 감독은 “지난 3년 여를 알차게 준비했고 특히 최근 50일간의 정신 무장은 대단했다”며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잉글랜드를 응원하던 축구 팬들이 유로 2020 결승 패배에 허탈해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1966년 자국 월드컵 우승 이후 55년 만의 메이저 대회(월드컵·유로) 정상을 바라봤던 잉글랜드는 6만 여 홈 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연장 막판 투입한 래시퍼드와 산초 둘 다 승부차기를 넣지 못했고 다섯 번째 키커 사카도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이기지 못했다. 스무 살 유망주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키커는 내가 정했다. 선수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이번까지 월드컵과 유로에서 치른 아홉 차례 승부차기 중 두 번밖에 이기지 못하는 지독한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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