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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배스' 조선주…이제 뱃고동 울리나

후판가 인상 악재에 두달간 지지부진

2분기 어닝쇼크 공시 이후 반등세

한국조선해양 이틀째↑ 12만8,500원

현대미포조선도 전날 이어 1% 상승

증권가 "곧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





후판 등 강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탓에 2분기 주요 조선사들의 ‘어닝 쇼크’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반등하는 기색이다. 대규모 영업 손실은 원가 급등 위험을 미리 한꺼번에 반영한 ‘빅배스(Big bath·잠재 부실 일시 반영)’의 결과라는 사실이 확인되며 조선사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3년 만에 찾아온 수주 호황 속에서도 강재 값 인상에 대한 불안으로 지난 2개월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던 조선주가 다시 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2일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전 거래일 대비 0.39% 오른 12만 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조선해양은 전날인 지난 21일 9,000억 원에 이르는 2분기 영업 손실을 공시한 바 있다. 시장 전망치(-425억 원)의 20배를 웃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셈이지만 전날 주가는 4.49% 상승했고 이날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현대미포조선(010620)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현대미포조선은 21일 2분기 영업 손실이 1,9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의 주가는 전날 4.30%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1.0%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조선 업계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후판가 인상에 대한 불안을 ‘빅배스’로 단번에 털어버린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주요 조선사는 13년 만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돋보이는 ‘수주 랠리’를 이어갔지만 주가 흐름은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선 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의구심이 제기된 탓이다. 후판은 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하는 재료인데, 올 상반기 원자재 인플레이션의 랠리 속에 철광석 값이 급등하며 후판가 역시 연초 대비 60%나 올라버렸다. 특히 최근 포스코 등 국내 철강 업체들이 하반기 후판 공급가를 지난해 동기 대비 2배에 가까운 톤당 115만 원을 제시하면서 업계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주의 주가는 5월 고점을 기점으로 일제히 10~20%씩 하락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하지만 한국조선해양 등이 원가 인상분을 2분기 실적에 선제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강재 가격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임에도 예상 원가 산정을 매우 보수적으로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했다”며 “4,800억 원 정도의 손실충당금을 쌓을 줄 알았는데 9,162억 원을 설정하면서 2분기 실적이 저점임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수주와 건조 후 대금을 받는 과정에서 시차가 존재하는 조선 업계의 특성상 올 상반기 달성한 수주액이 실적에 점차 반영되리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6월 연결 기준 신규 수주가 153억 달러에 달해 연간 목표 대비 91.4%를 이미 달성했다.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도 올해 수주 목표를 각각 71%, 80% 달성하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도 기준 수주 잔액을 2년 이상 채운 조선 업계가 향후 수주 선가를 무리하게 내려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신규 수주량 증가 및 선가 상승 가능성, 상반기 빅배스에 따른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감안하면 적극 매수 구간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지난 10여 년간 업황 악화로 조선소 퇴출이 이어지면서 살아남은 조선소가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상황”이라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전개될 경우 강재가 등 재료비 인상을 신조선가 상승으로 전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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