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이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일제의 무분별한 송진 채취로 고초를 겪은 태안군 안면도 소나무숲을 충남도 등록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해 본격 나선다.
태안군은 일제강점기 소나무 송진 채취가 이뤄졌던 안면읍 승언리 소나무숲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해당 지역에 ‘상처 난 소나무’ 안내판을 설치하고 충청남도 등록문화재 등록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말 일제는 전쟁물자인 송탄유(松炭油 )를 확보하기 위해 안면도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 소나무에 톱날로 ‘V’자형 상처를 내는 방식으로 송진을 채취해갔다 .
특히, 일제강점기 한국인을 마구잡이로 동원한 석탄 채취로 악명이 높았던 아소 가문의 ‘아소상점’이 조선총독부 임업시험장의 위탁으로 송진 채취에 나섰고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안면송이 수탈 대상으로 선택됐다 .
‘V’자형 상처는 아소상점이 보다 저렴하고 손쉽게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의 결과로서 안면송에 회복되지 않는 큰 상처를 입혔고, 1930년대부터 시작된 송진 채취는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계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
군은 가슴아픈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안내판 설치와 함께 국립산림과학원 등 전문기관을 통한 정밀 연륜조사를 실시하고 학술대회 개최 등 연구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며 충남도와 협의해 해당 소나무에 대해 충남도 등록문화재 등록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
안면송은 단일 수종으로 500년 이상 지속적으로 보호돼 왔고 품질이 우수하고 크기도 장대해 고려시대부터 궁궐이나 선박용으로 사용돼 왔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을 지을 때도 이곳 나무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
특히, 지난 2008년 화재로 소실돼 전국민에게 슬픔을 안겼던 숭례문 복원에 안면송이 쓰이면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다시금 국민들의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
가세로 태안군수는 “태안을 상징하는 안면송의 상처를 잊지 않고 후대에 전하고자 한다”며 “안타까움을 간직한 피해목이 충청남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