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25)은 활처럼 휘는 피니시 자세를 갖고 있다. 탄력 넘치는 스윙처럼 한번 상승세를 타면 기세가 남다르다. 지난해에는 해지스골프 KPGA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하더니 신한동해 오픈마저 제패하며 2연승을 했다.
올 시즌 초반 주춤하다 2주 전 야마하·아너스 K오픈에서 화끈한 ‘공격 골프’를 선보이며 우승한 김한별이 여세를 몰아 2개 대회 연속 정상을 향한 힘찬 샷을 날렸다. 지난 1958년 시작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총상금 10억 원) 첫날 경기에서다.
김한별은 12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내 7언더파 63타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전반에 버디 5개를 골라낸 김한별은 후반 들어서도 13·1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리더보드 맨 위에 올랐다. 김한별이 우승하면 올 시즌 처음으로 시즌 2승 고지를 밟게 된다. 우승자에게는 오는 10월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출전권도 주어진다.
10년 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지만 이후 주춤했던 김병준(39)이 6언더파 단독 2위로 뒤를 이었다. 현재 2부인 스릭슨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병준은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김병준은 “오늘 큰 위기가 없었다. 퍼팅이 특히 잘됐다”며 “한때 골프를 그만두려는 생각도 했지만 스릭슨 투어에서 우승을 하면서 자신감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김병준은 최근 스릭슨 투어 11·13회 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병준은 “10년 전 첫날에도 6언더파를 기록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었다”며 “10년 전처럼 좋은 생각을 하면서 남은 3일도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호주 교포 이원준(36)과 김비오(31) 등이 5언더파 공동 3위, 상금·대상·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주형(19)은 4언더파 공동 9위로 첫날을 순조롭게 마쳤다. 통산 10승에 다시 도전하는 박상현(38)은 3언더파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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