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이병호)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팀이 소재의 상태를 문어와 같은 부드러운 상태에서 척추동물의 관절과 같은 형태로 자유롭게 변환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생물의 몸은 살고 있는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진화한다. 문어와 같은 동물은 좁은 바위 틈에서 생존하기 위해 부드러운 몸을 지녔으며, 척추동물은 효율적인 힘 전달을 위해 뼈와 연골로 이뤄진 관절 구조에 기초한 몸을 가졌다.
이러한 생체 조직의 기계적 특성은 포함된 수분량으로 결정되는데 문어의 몸은 전체적으로 많은 수분을 포함하고 있으나 척추동물의 관절은 수분이 많은 연골과 거의 없는 뼈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관절 구조는 상대적으로 기계적 강성이 약한 부분(무릎·팔꿈치)의 변형만을 허용해 유한한 운동학적 자유도를 가진다. 이러한 특성은 좁은 틈으로 출입하기에는 부적합하지만 정확한 힘 전달이 가능하며, 문어의 몸과 같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특징은 관절 구조와 상반되는 특성을 지닌다.
고 교수 연구팀은 과포화 액체 수화염이 결정화될 때 하이드로겔의 수분을 뺏는 현상을 이용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상태에서 원하는 순간에 국소 수분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하이드로겔 분자와 수화염의 열역학적 상호작용을 공간적으로 제어해 이러한 변환을 가역적으로 가능하게 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강성을 변환시키는 기존 연구를 넘어 원하는 위치에 관절 구조를 필요에 따라 형성 및 제거할 수 있는 기술로 차세대 소프트 로봇 분야에 혁신적인 도약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