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대규모 팹 증설보다 공정 효율화로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8인치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시장은 초유의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 출범식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자사 팹 증설 계획에 대한 질문에 “지금 하고 있는 증설 작업이 적극적”이라며 “회사 규모에 맞춰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DB하이텍은 소위 ‘레거시’ 공정에 속하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최근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8인치 파운드리가 극심한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DB하이텍에도 주문량이 밀려 들고 있다. DB하이텍의 생산 규모는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13만2,000장 수준인데, 수주잔고가 10만 장이 밀려있다. DB하이텍 전체 생산능력과 맞먹는 양의 웨이퍼 주문량이 밀려있다는 얘기다. 회사의 대규모 생산 능력 증설, 국내 팹리스 육성을 위한 양산 라인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DB하이텍은 올 상반기 공정 효율화로 지난해 생산능력(월 12만9,000장)에서 약 3% 증가한 월 13만2,000장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상반기 442억 원을 공정 효율화에 투자했다.
최 부회장의 답변은 △8인치 장비 수급 문제 △관련 시장 성장 가능성, △조 원 단위 막대한 신규 팹 예산 등을 고려해 큰 투자보다는 기존 팹 활용에 무게를 두고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최 부회장은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신사업으로 언급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사업에 대해서는 “적극 연구개발(R&D)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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