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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제재하면 가스관 잠글 것"…'난민사태' 벨라루스, EU 위협

EU·폴란드 '의도적 난민밀어내기'

민항기 강제착륙 제재 보복 의심

러-EU 갈등으로 확전 가능성도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사진) 벨라루스 대통령이 난민 사태와 관련한 유럽연합(EU)의 추가 제재가 나올 경우 자국을 통과하는 러시아 가스관을 잠그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이번 난민 사태가 벨라루스 편인 러시아와 EU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장관들과의 긴급회의에서 “천연가스를 차단하면 어떻게 되겠나. 그래서 나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지도자를 비롯해 뇌가 없는 사람들에게 생각부터 하고나서 말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폴란드·리투아니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시에 러시아를 출발해 EU 각국으로 가는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의 경유지다. 러시아에서 EU로 들어가는 전체 가스의 20%가 벨라루스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의 가스 값이 급등한 상황, 그것도 겨울의 초입에 나온 이번 발언은 상당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현재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 지대에는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난민 수천 명이 영하의 강추위에서 야영을 하며 폴란드로의 월경을 시도하고 있다. 폴란드는 이들 난민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경 수비대 외에 군 병력까지 배치한 상태다.

폴란드와 EU는 벨라루스가 EU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일부러 ‘난민 밀어내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지난 6월 루카셴코 대통령이 반체제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자국 영공을 지나던 민항기를 강제 착륙시키자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루카셴코가 EU에 보복하고 경제 제재를 풀기 위해 난민 사태를 ‘기획’했다는 게 EU의 의심이다.



이번 사태가 결국 러시아와 EU의 싸움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루카셴코와의 화상회의에서 양국 관계를 “형제적 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10일 폭격기 2대를 벨라루스 영공에 띄우며 합동 방위 체제를 점검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지 않고 독일로 직접 가는 노르트스트림2 신규 가스관을 승인해달라고 EU를 줄기차게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가스관을 잠그겠다는 벨라루스의 위협이 러시아에는 나쁠 게 없다. 러시아가 이번 난민 사태에서 벨라루스를 보이지 않게 지원해 EU를 괴롭히는 데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해 벨라루스에 들어온 중동 지역 난민들이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대에서 10일(현지 시간) 모닥불을 피우며 추위를 견디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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