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이 감춰졌던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가 밝혀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가 보유한 비트코인 100만 개의 소유권을 두고 재판이 진행되면서다.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포렌식 전문가 데이비드 클라이먼의 유족은 동업자인 크레이그 라이트를 상대로 비트코인 100만 개의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비트코인은 현재 시세로 약 640억 달러(약 75조 원)에 달한다.
클라이먼의 유족은 "클라이먼과 라이트가 모두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다. 두 명이 함께 비트코인을 창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클라이먼의 유족 측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소유한 비트코인 100만 개 중 절반을 요구했다.
하지만 라이트는 이를 부인하며 자신이 유일한 비트코인의 창시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트 측 변호인은 "그들이 동업 관계가 아니었으며, 라이트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결정적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라이트가 비트코인을 발명했다는 것을 재판에서 성공적으로 입증한다면 사토시 나카모토의 실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도 해결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라이트가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입증하지 못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가 2016년부터 자신이 비트코인을 최초로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줄곧 주장해왔지만, 단 한 번도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라이트는 그가 보유 중이라고 밝힌 비트코인 100만개의 계정을 제어할 수 있는 개인키를 공개하면 모든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나카모토의 신원을 결정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개인키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그를 '사기꾼(fraud)'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활동명을 사용하는 비트코인 창시자는 지난 2010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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