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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생존율 10%인 췌장암…조기진단 표준검사 확립 중요

■박주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기존 조직생검, 반복 어려워

진단·치료 모니터링 위한

액체생검 개발·연구 절실

박주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다. 고위험군은 물론 선별검사 및 조기진단에 대한 표준검사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탓이다. 즉 수술 가능한 조기 진단이 어렵고 항암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에 아주 잘 듣는다고 할 수 없다. 이미 잘 알려진 혈액검사인 CA19-9 검사 역시 췌장암의 낮은 발생률을 고려할 때 선별검사 및 조기진단의 마커로 사용되기 어렵다. CA19-9 변화는 오히려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유용한 지표라 할 수 있다.

의학 발전에 힘입어 수술적 생검 대신 세침흡인 생검검사를 통한 조직학적 검사가 췌장암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장기에 생기는 병변을 진단할 때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초음파내시경 및 세침흡인 생검검사의 도입으로 췌장암에 대한 조직학적 진단도 쉬워졌다. 다만 여전히 진단 수득률이 충분히 높지 않고, 반복적인 검사는 어렵다. 조직학적 진단을 위한 생검을 진행할 때 출혈, 감염, 위장관 천공, 췌장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때에 따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처럼 조직검사는 침습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위음성 결과를 보일 수 있으며, 전체 병변의 이질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반복적인 시행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병변 및 질환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힘들다. 따라서 췌장암 환자의 조기 진단 및 진단 받은 환자들의 치료 중 모니터링을 액체생검으로 시행한다면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유추할 수 있다.

임상에서는 췌장암의 조기 진단 및 치료 모니터링을 위한 액체생검에 대한 개발 및 연구가 절실하다. 액체생검이라는 도구도 등장했다. 액체생검 방법에는 크게 순환종양 DNA(ctDNA), 세포유래 DNA(cfDNA), 순환종양세포(CTC), 엑소좀(exosome)을 포함한 세포외소포 등이 존재한다. 액체생검은 소량으로 검사가 가능하고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반복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 및 병의 진행 경과나 치료에 대한 반응을 수시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액체생검은 주로 말초혈액의 채취를 통해 이뤄지지만 복수, 흉수, 뇌척수액, 소변, 침 등에서도 가능하다./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시간에 따른 종양의 진행 또는 치료에 대한 효과를 반영하는 데도 유용하다. 삼성서울병원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수술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CT나 MRI를 통해 반응평가를 하는 것보다 액체생검을 했을 경우 그 결과를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ctDNA가 검출되는 경우 수술 후 재발까지의 기간과 생존기간이 더 짧다고 알려졌다. 수술 후 ctDNA 검출 여부는 CT검사보다 6개월 먼저 재발을 예측할 수 있다. 췌장암에서 cfDNA, ctDNA, 엑소좀 분석은 주로 KRAS 변이를 검출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CTC 검출은 주로 항체 또는 크기 기준으로 이뤄졌다. KRAS 변이는 췌장암의 90%이상에서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주로 ddPCR 방법을 이용해 cfDNA/ctDNA에서 KRAS 변이를 검출하려는 연구들이 이뤄졌다. 조기 췌장암의 경우 43%, 진행된 췌장암의 경우 71%까지 검출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현재까지 ctDNA 액체생검이 가장 많이 연구된 암종은 비소세포폐암이다.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진단 시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고,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만큼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비소세포성폐암에서도 ctDNA위음성률이 30%로 높다. 따라서 향후 소화기암을 비롯해 암질환 액체생검 연구에서 가장 주된 과제는 민감도를 높이는 것이다. 검출 기술의 발전으로 충분한 민감도가 확보된다면 조기 진단부터 치료 전후 종적인 모니터링에서 액체생검이 표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차세대염기서열(NGS) 분석 기술을 이용한 암 유전체 분석 연구 및 임상 적용은 암 발병과 관련된 많은 유전자 돌연변이 정보를 급속히 증가시켰다. 이 돌연변이들만 대상으로 분석하는 검사들이 실제 암환자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암조직 유래 DNA 외에 혈액 내 ctDNA를 분석하는 암 조기 검진 및 치료 경과 모니터링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ctDNA를 이용한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은 암조직 검체 확보가 어려운 환자 상황과 암조직 이질성에 기인한 변이 검출 편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좋은 보조 진단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미국암학회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들도 발표됐다.

앞으로 cfDNA를 이용한 진단 및 모니터링 연구가 성공적으로 발전하려면 cfDNA의 기원과 질병 상태 및 예후와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더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혈액 내 다른 액체생검에 해당하는 CTC, 엑소좀 등의 동시 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한 분석 및 임상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주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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