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10만 대의 벽을 뚫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다.
5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올 1∼11월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전기·수소전기 SUV 차량은 총 11만 9,054대로 작년 동기(6만 3,689대)에 비해 1.9배로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한해 친환경 SUV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 연간 판매량은 7만 2,301대였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판매한 SUV 42만 61대 중 28.3%가 친환경차다. 지난달까지 판매된 현대차·기아의 SUV 4대 중 1대는 친환경차인 것이다. 현대차가 판매한 친환경 SUV는 5만 6,102대로 작년 동기(2만 2,162대)보다 2.5배 늘었다. 기아는 6만 2,952대로 작년(4만 1,527대)에 비해 51.6% 증가했다.
친환경 SUV 판매를 이끈 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현대차·기아가 판매한 하이브리드 SUV는 총 7만 841대로 전체 친환경 SUV 판매량의 59.5%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4만 7,014대)에 비해서는 50.7% 증가했다. 모델별로는 기아의 쏘렌토가 작년보다 42.7% 늘어난 3만 315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어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1만 4,451대),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1만 96대),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8,197대) 등의 순이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신모델을 모두 SUV 차종으로 출시하면서 친환경 SUV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기아가 11월까지 판매한 전기 SUV는 총 4만 7대로 작년 같은 기간(1만 1,222대)에 비해 3.6배 증가했다. 모델별로는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출시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2만 1,478대로 가장 많았고, 하반기에 출시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는 지난달까지 9,528대가 판매되며 그 뒤를 이었다.
하반기 출시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은 지난달까지 총 453대가 판매됐고, 수소전기차 넥쏘는 작년보다 50.5% 증가한 8,206대가 팔리며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전기 SUV는 올해 하반기 출시된 전용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기아의 신형 니로 EV가 내년 상반기 출시되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SUV 열풍이 부는 가운데 인기 차종부터 전동화를 하다 보니 친환경 SUV 모델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과거에 SUV는 중량이 무거운 탓에 환경친화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친환경 SUV가 늘면서 이런 문제도 해결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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