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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2조 달러 복지예산 ‘空約’될 판...우크라 등 대외 리더십도 위기

■바이든의 우울한 크리스마스

조 맨친 민주 의원에 발목

역점 법안 연내 통과 좌절

백악관 반박성명 '집안 싸움'

우크라 침공 위협 악화일로

중동선 안보우산 이탈 조짐

'전공'이던 외교서 잇단 쓴맛





"이 법안, 반대합니다." (조 맨친 민주당 의원)

19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의원의 한마디가 백악관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민주당 내 중도파이자 상원의 ‘캐스팅보트’인 조 맨친 의원이 폭스뉴스에 출연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법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맨친이 바이든의 거대 예산안을 부쉈다”고 논평했다.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안팎에서 거센 리더십 위기에 봉착했다. 그의 대선 캠페인이었던 2조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성 예산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 공화당도 아닌 민주당 의원에게 발목을 잡혀 연내 통과가 물 건너갔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과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지지율은 떨어지고 나라 밖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골드만, 예산안 발목에 성장률 전망 내려

미국 정치권은 이날 맨친 의원의 폭탄 발언으로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그가 오전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법안에 사실상 퇴짜를 놓자 백악관은 ‘맨친은 거짓말쟁이’라는 취지를 담은 장문의 반박 성명을 내놓았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 대 50으로 양분된 상원에서 맨친 의원의 찬성표 없이 민주당의 법안 통과는 불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 능력 한계 및 여당인 민주당의 취약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바이든표 정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맨친 의원 때문만이 아니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휴 휴이트 WP 칼럼니스트는 “의회 예산국이 이 법안의 회계 방식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에 겁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예산안 연내 처리가 무산되자 미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내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종전 3%에서 2%로, 2분기와 3분기는 각각 3%, 2.75%로 하향 조정했다.



美 외교, 대외 리더십도 불안

바이든 대통령의 ‘전공’으로 불리던 외교 분야도 험난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란스러운 철군으로 심한 내상을 입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섰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어할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전현직 관리들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징후가 보인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 제재 위협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파병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두고도 ‘외교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군한 뒤 해외에서 또 다른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는 러시아의 확신만 강화시켜줬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인 중동 산유국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안보 우산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감지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 F-35를 포함한 23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UAE에 중국 화웨이 기술 도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보안 조건을 내걸자 벌어진 일이다. UAE는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다. 이란과의 핵 협상도 진척이 더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UAE와의 협정 파기는 중동 및 다른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인식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취임 1년도 안돼 차기 거론 ‘굴욕’

CNN은 이날 유권자 1,256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49%라고 밝혔다. 임기 초반 지지율로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응답자 중 72%는 특히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에 대한 논의가 꿈틀대고 있다. 현재 79세로 3년 후면 82세인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이 불출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의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이다. WP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를 전제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등을 차기 후보군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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