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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영화, 낯설지만 삶을 더 풍요롭게 하죠"

조영각 인디그라운드 센터장

새로운 시각·주제 의식 등 제시해

영화적 다양성·관객 선택폭 넓혀

코로나·OTT 확대 등으로 직격탄

복지 지원 등 사회적 안전망 필요

조영각 인디그라운드 센터장




“관객들이 보기에 독립 영화 하면 낯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잠시 잊고 있던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고 볼 수 있죠.”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인 인디그라운드의 조영각(52·사진) 센터장이 21일 서울 일원동 강남구열린도서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독립 영화는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수단”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지난 2002년부터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독립 영화계의 머슴꾼 같은 사람이다. ‘돼지의 왕’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사이비’ 등 10여 편을 기획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독립 영화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관객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라고 말했다. 1년에 50~60편 정도 나오는 상업 영화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주제 의식을 갖는 영화를 볼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게 독립 영화의 존재 이유라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독립 영화는 주변에 있지만 잊고 있었던 혹은 외면했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안 봐도 사는 데 영향은 없지만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이 바로 독립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영각 인디그라운드 센터장


흔히 독립 영화가 상업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이를 착각이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상업성을 가짐으로써 그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독립 영화도 관객의 모수(母數)가 적을 뿐 대중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상업 영화와 다르지 않다”며 “공감을 얻는 부문이 확대되면 그것이 상업성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립 영화가 상업성을 갖기 위해서는 영화에 진심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조 센터장은 상업 영화인 ‘범죄의 도시’에서 배울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범죄의 도시가 나온다고 했을 때 ‘또 때려 부수는 영화가 나오겠구나’ 했는데 정작 영화를 보니 배우들의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독립 영화도 진심의 에너지를 담고 그것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개봉한 ‘세 자매’는 이런 점에서 성공의 요인을 담고 있었던 기대작이었다.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자매들을 다룬 배우들의 열연에 25만 명 이상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겨우 8만 3,000명 정도에 그쳤다.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세 자매뿐이 아니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지고 있다. 독립 영화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조 센터장은 “2019년까지만 해도 분기별로 1편 정도 예외적인 흥행작이 나왔지만 이제는 그나마도 끊긴 상태”라며 “게다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커지면서 코로나19 이후가 되더라도 과연 관객들이 독립 영화를 볼까 하는 회의감이 든다”고 우려했다.

조 센터장은 독립 영화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제작에만 머물고 있는 정책적 지원을 예술인에 대한 복지 등 사회적 안전망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할 시기”라며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같은 작품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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