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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실질적 디폴트? 중국 부동산 몰락이 한국 경제에 악재인 이유

중국 2위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처한 이유

중국 내 부동산 업체 줄도산 위기설…전 세계·한국 영향은








중국을 대표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결국 디폴트 상태에 빠졌습니다. 지난 6일, 헝다그룹은 달러화 채권 이자 8,250만 달러를 유예 기간 30일이 지나도록 끝내 지불하지 못했어요. 지난 9월부터 돌던 헝다그룹의 파산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건데요. 헝다그룹 외에도 양광100·아오위안·자자오예 등 굵직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달아 디폴트 위기에 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부동산 업계가 정말로 줄도산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는 중이죠.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 건지, 한국 경제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건지,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2위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이 위기에 처한 이유

헝다그룹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회사입니다. 직원만 25만 명인데, 협력업체 직원까지 치면 380만 명에 달하죠. 지난 9월 파산설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도시 280여 곳에서 1,300개가 넘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회사가 어쩌다 파산 위기에 처했냐고요?

파산 위기가 온 직접적인 이유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업계에 대한 규제를 바짝 조였기 때문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공동부유, 그러니까 다 함께 잘 먹고 잘살자는 정책을 밀고 있는데요.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못살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라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부채 한도를 설정하고, 축소를 요구하고, 심지어 채권 발행까지 제한하는 ‘3대 레드라인' 규제를 내렸어요.



헝다그룹은 눈앞이 깜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빚을 내 건물을 짓고, 그 건물로 또다시 빚을 내 다시 다른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는, 말 그대로 차입에 의존해 고속 성장해온 회사였거든요. 헝다그룹이 가진 빚은 우리 돈으로 약 360조 원에 달하는데요. 이는 가진 자산 74조 원의 480% 규모입니다. 심지어 부도 위험이 크고 현금흐름이 불안한 부동산 개발 산업의 특성상 주로 고금리로 돈을 빌려왔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급격히 대출을 틀어막으니,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됐죠.

◇헝다그룹은 시작일뿐? 중국 내 부동산 업체 줄도산 위기설

헝다그룹이 가장 크게 직격탄을 맞은 건 맞지만,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은 1998년 이후 공공주택과 신규 주택을 개인이 거래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 이후로 주택 시장이 형성되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는 급속도로 성장해왔어요. 중국이 땅덩어리가 워낙 넓고 인구도 많다 보니, 농촌은 물론 대도시까지 개발할 곳이 넘쳤으니까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건 물론이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부채를 무리하게 끌어다 쓰게 됐습니다. 엄청난 빚을 내서 산 땅에 건물을 짓고, 그걸 담보로 또 대출을 받아서 다른 곳에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죠.

따라서 헝다그룹이 정말로 파산을 해버린다면 중국 부동산업계는 큰 충격을 받게 될 겁니다. 걸어온 길이 같으니 다른 개발업체들이라고 파산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까요. 게다가 부동산 개발 산업이 중국 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전 세계·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헝다그룹이 엄청난 부채를 껴안은 채 그대로 파산해버리면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될 텐데요.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헝다그룹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를 많이 해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역시 헝다그룹에 5년간 총 410억을 투자했는데요. 다행히 지분 대부분을 지난해 처분했지만, 올해 들어서도 계속 보유하고 있던 헝다그룹의 지분 50억은 가치가 8억으로 급감하면서 42억 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1/4을 떠받들고 있는데요.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중국 수출이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원화가 중국의 위안화를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아주 강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위안화의 가치가 내려가고, 이에 따라 원화의 가치도 함께 내려가게 되는 거죠. 결과적으로 미국 달러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부동산 산업은 굉장히 덩치가 큰 산업입니다. 개발 산업부터 원자재·중간재 산업, 여신 산업, 인테리어 산업, 나아가 가전&가구 산업까지 다 얽혀있죠.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가 중국의 부동산 산업 위기를 불안에 떨면서 지켜보는 거고요.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급격한 침체에 대한 경고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금융 위기설 역시 2010년대 중반에 처음 등장했고요. 그동안 글로벌 시장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된 만큼, 금융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이번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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