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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41%·파 38%·유가 15% 뛴 물가…2022년 상반기도 심상찮다

[2021년 물가상승률 2.5% 껑충…10년래 최대치]

농축수산물 8.7%·공업제품 2.3%↑

12월 3.7%…석달 내리 3%대 상승

오미크론 확산·글로벌 공급망 등

불확실성에 물가 상승 압력 지속

정부, 올해 '상고하저' 흐름 전망

통계청이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년=100)으로 작년보다 2.5% 상승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는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농축수산물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기본 식재료 지표인 2021년 농축수산물 물가지수가 전년과 견줘 8.7% 상승률을 기록했다. 10년 사이 가장 높은 인상 폭이다. 쌀(9.4%)·달걀(41.3%)·고춧가루(19.1%)·파(38.4%) 등 안 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다. 설상가상 농수산물과 함께 전체 물가를 구성하는 공업 제품과 서비스 부문 가격도 각 2.3%, 2.0%로 오름세를 보였다. 전기와 가스 요금처럼 정부가 가격을 틀어쥔 공공 부문을 빼고는 사회 모든 영역의 물가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 제품, 개인 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연간으로 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공업 제품 물가가 뛴 것은 치솟은 기름값 때문이다. 석유류 물가는 고유가 영향으로 전년보다 15.2% 상승했다. 세부 품목을 보면 휘발유와 경유가 각 14.8%, 16.4% 올랐다. 특히 지난 11월부터 도입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물가는 11월 29.7%, 12월 24.6% 올랐다. 천정부지로 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고육책까지 동원했지만 국제 유가 상승세를 억누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보험료 등 개인 서비스 물가의 인상 폭(2.6%)이 컸다.

공급 측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8% 올라 2015년(2.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골라 작성해 ‘체감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3.2% 올라 2011년(4.4%)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정부는 새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이날 밝혔으나 고물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물가 상승률에 개별 품목이 미친 영향(기여도)을 보면 농축수산물과 석유류의 기여도는 각 0.73%포인트, 0.60%포인트에 달한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 영향을 받는 두 품목이 전체 물가 상승 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당국의 역량만으로 물가를 제어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한국은행은 최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상당 기간 물가안정목표(2%)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와 글로벌 공급 병목 장기화, 소비 회복세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 ‘상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원재료와 물류비에 민감한 식품업계의 동향을 보면 유통 업체로 보내는 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하려는 모습이 감지된다. 새해 첫날부터 가격이 바뀌는 제품만 100여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가장 덜할 때가 연말 연초이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 인상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연구 기관이 새해 하반기부터나 글로벌 공급난이 완화할 것으로 전망한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새해 물가는 상고하저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코로나19 확산세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전개 양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 강세, 기저 영향 등으로 상반기에는 상승 압력이 지속되다 점차 상승 폭이 둔화하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풀리면 물가 인상 압력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다만 공급망 요인이 하반기 들어 갑자기 해소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안정세에 따라 억눌린 수요가 폭발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고 가정하면 세계적으로 수요 요인이 물가에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물가 인상 추이는 공급 측면의 애로가 제대로 극복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 수요마저 회복되면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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